2022년 하반기 배달원 수 역대 최대치
다만 증가폭은 예년 비해 감소세 뚜렷
열악한 처우·근로 여건 개선 목소리 커

[사진 | 뉴시스, 자료 | 통계청]
[사진 | 뉴시스, 자료 | 통계청]

지난해 하반기 배달업 종사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는데도 배달 시장은 여전히 활발했다는 방증이다.

그 배경엔 대면 서비스업의 활성화가 있다. 최근 통계청은 2021년 10월~2022년 10월 취업자 수를 비교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취업자 수는 2841만8000명을 기록했다.

그중 산업소분류별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160만7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에서 가장 큰 비중(5.7%)을 차지했다. 이는 2021년 10월 대비 4만3000명(0.1%) 늘어난 수치다.

또 다른 대면 서비스업인 주점 및 비알코올 음료점의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7만1000명 늘어난 47만9000명, 일반 및 생활 숙박시설 운영업은 3만8000명 증가한 15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음식점, 주점, 음료점 등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그럼 코로나19 국면에서 수혜를 입은 배달업계는 어땠을까. 배달업계 종사자 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한 국면에서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기준 배달원 취업자 수는 45만명으로 전년 대비 2만2000명 늘어났다.

다만, 증가폭은 둔화했다. 배달원 취업자 수 증가폭은 하반기 기준 2020년 11.8%(4만1000명)→2021년 9.7%(3만8000명)→2022년 5.1%(2만2000명)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지만, 배달원의 열악한 근로 여건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훈 중앙대(사회학) 교수는 “고물가 현상이 지속하면서 배달수수료가 오르는 등 배달원의 수익 구조가 악화했다”면서 “아울러 배달업이 신생 산업이다 보니 근로 여건을 개선할 ‘룰’이 미비한 탓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조사한 ‘2022년 소화물배송대행서비스사업(배달업)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주요 6개 도시의 배달 종사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 조사에 따르면, 배달원은 월평균 25.3일을 일하며 약 381만원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중 95만원을 보험료, 렌털료 등으로 지출했다. 배달원의 실질 소득은 월평균 286만원에 그치는 셈이다. 

무엇보다 배달원들은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배달업계에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배달 수수료 체계 개선(43.8%)’ ‘노동자 지위 인정(13.7%)’ ‘갑질 완화(12.9%)’ ‘위험 보상(12.5%)’ 등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음식배달 서비스 앱인 쿠팡이츠의 배달원들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파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기본 배달료 인상(2500원→4000원), 거리 할증 제공 등을 요구하면서다.

배달플랫폼노조가 배달의 민족을 상대로 기본배달료 인상 등을 요구하는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사진=뉴시스]
배달플랫폼노조가 배달의 민족을 상대로 기본배달료 인상 등을 요구하는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사진=뉴시스]

올 4월에는 배달플랫폼노조가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청년들)을 대상으로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쿠팡이츠와 마찬가지로 9년째 동결 중인 배달료의 인상(3000원→4000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배달플랫폼노조는 배민에 기본배달료 지방 차별 중단, 알뜰배달료와 기본배달료의 통일 등을 논의 테이블 위에 올릴 방침이다.  

쿠팡이츠 파업에 참여했던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기본배달료만으론 라이더들의 생계를 꾸리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더욱이 배달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든 지금은 배달 단가 자체가 그리 높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쿠팡과 같은 플랫폼사의 경우 ‘정해진 시간 내에 배달을 하면 3000~5000원의 추가 배달료를 주겠다’는 식으로 프로모션을 하는데, 이마저도 플랫폼사 입맛대로 정책을 바꾸기 일쑤”라며 “플랫폼사가 배달업계의 ‘기준’으로 굳어진다면 현재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 배달대행업체에도 영향을 미쳐 라이더들은 더 어려운 형편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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