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분기 깜짝실적
카카오 실적 기대치 밑돌아
검색·커머스·AI 준비 네이버 우위
양사 주요 M&A서도 상반된 전략
카카오, 버티컬 전략으로 승부

8일 네이버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가 시장 전망을 하회해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두 회사의 차이를 결정지은 것은 무엇일까.

네이버가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네이버가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네이버는 8일 올해 1분기 매출 2조2804억원, 영업이익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 9.5%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였던 3171억원을 소폭 웃돌았다. 

반면 카카오는 올 1분기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실적을 보여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1조7403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든 7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 차이➊ 미래전략=두 회사의 가장 큰 차이는 미래전략이다. 최근 몇년 동안 두 회사가 서로 집중한 분야가 다르다. 네이버는 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네이버가 창업 후 가장 큰 금액인 16억 달러에 인수한 기업은 ‘포시마크’다. 포시마크는 미국의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포시마크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며 “지난 4월에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포시마크에 도입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카카오가 가장 최근 인수한 주요 회사는 SM엔터테인먼트다. 카카오는 2019년 이후 70여개 회사를 인수했는데 북미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등 주로 콘텐츠 관련 기업이었다. 카카오가 지난 3월말 공개한 ‘상반기 기업집단 설명서’에 따르면, 전체 계열사의 54.8%가 문화 관련 기업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7일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 관련 입장문에서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IT자산과 SM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IP)의 결합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차이➋ 검색포털=카카오는 15일 검색포털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다. 카카오가 2014년 10월 두 회사를 통합한 지 9년 만의 분리다. 카카오는 검색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다음의 서비스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사업부문을 독립시킨다고 설명한다.

[자료 | 업계 종합]
[자료 | 업계 종합]

카카오에서 ‘다음’은 계륵과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빅데이터기업 아이지에이웍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다음앱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797만7998명으로 3808만5569명을 기록한 네이버 앱의 20%에 불과하다. 1년 전 다음 앱 이용자와 네이버 앱 이용자 수 격차보다 더 커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다음의 검색 점유율도 5.37%로 존재감이 없다. 

카카오의 포털비즈 부문 매출도 감소세다. 포털비즈 매출은 2019년 5236억원, 2020년 4780억원, 2021년 4925억원, 2022년 424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포털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836억원이었다.


반면, 네이버에 검색과 포털은 여전히 주력 사업이다. 네이버는 구글과의 검색엔진 점유율 싸움에서도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NHN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검색엔진 시장점유율은 네이버가 62.19%, 구글이 31.77%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서치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8518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서치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3조358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7.9% 늘어났다. 

■ 차이➌ 커머스=카카오는 2010년 4월 일찌감치 시작한 ‘선물하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카카오의 선물하기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카카오는 2019년 이후 선물하기 브랜드를 명품으로 확대해 구입 단가를 높이는 전략도 쓰고 있다. 하지만 전체 시장 규모에서 네이버 쇼핑과는 비교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커머스 분야에서 네이버의 경쟁 상대는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이다.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5% 늘어난 6059억원이었다. 네이버 커머스의 올해 1분기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1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미국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인 포시마크 매출을 올해 1분기부터 연결해 집계를 시작한 영향이 크다. 

네이버가 1분기 실적에서 카카오에 우위를 점했다. 사진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뉴시스]
네이버가 1분기 실적에서 카카오에 우위를 점했다. 사진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뉴시스]

■ 차이➍ AI=인공지능(AI) 준비에서도 차이가 있다. 네이버가 규모면에서 카카오를 앞선다. 네이버는 2021년 국내 기업들 중에서 처음으로 ‘하이퍼클로바’라는 AI를 자체 개발했다. 한국어 학습을 위한 말뭉치(토큰) 데이터가 5600억개, 매개변수가 2040억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가 오픈AI의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했다고 설명한다. 말뭉치란 연구를 위해 텍스트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모아 놓은 언어 자료를 말한다. 매개변수란 고정 정보가 아니라 상황마다 달라지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단위를 말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을 통해서 2021년 AI 모델 ‘KoGPT’를 만들었다. KoGPT는 학습 데이터인 말뭉치 데이터가 2000억개, 매개변수가 300억개 정도로 출시됐다. 카카오는 규모가 작지만,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맞춤형 버티컬 전략으로 이 차이를 극복하려고 한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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