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도 안 받은 의료기기를 팔겠다며 입찰에 참여한다. 하지도 않은 실험을 했다고 서류를 내기도 한다. 수주를 독점하던 업체는 가격 담합을 벌이다 적발됐다.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서 국회를 동원해 사업 민영화 추진도 압박한다. 이런 탐욕스러운 업체가 판치는 곳이 바로 혈액 시장이다. 이 시장의 근간은 국민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내준 숭고한 피다. 철저히 공공성을 좇아야 하는 데도 이해관계자들은 돈을 갈구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혈액사업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취재했다. 대한적십자사가
“질병이나 상해를 진단ㆍ치료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기.” 의료기기법에 명시된 의료기기의 사용목적이자 정의다. “공업적인 과정을 통해 만든 생산물.” 공산품의 정의다. 그렇다면 두 제품의 원리ㆍ사용방법ㆍ기능이 모두 동일한데, 사용목적만 다르다면 어떨까. 가령, ‘근육통 완화’와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의료기기와 거의 유사한 제품을 사용목적만 살짝 바꾼 채 공산품으로 팔고 있는 곳이 숱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의료기기 위협하는 공산품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의료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부쩍 가팔라졌다.
정부는 툭하면 규제개혁을 슬로건으로 내건다. 문제는 ‘규제혁파’라는 야심찬 슬로건은 번번이 ‘말의 성찬盛饌’에 그친다는 점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규제개혁을 그렇게 호소해도 변한 게 별로 없으니, 할말 다했다. 혹자는 ‘늘공(직업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꼬집으면서 철밥통의 변화를 촉구한다. 규제개혁이 번번이 가로막히는 이유는 늘공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역대 정부와 국회도 ‘공동정범共同正犯’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규제개혁이 부진한 이유를 짚어봤다. 아들은 당뇨 때문에 하루에도 수차례 손가락을 찔러 피를 뽑고 혈당을 확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