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투루 쓰면 안 되는 돈이 있다. 국민의 혈세로 만든 예산이다. 특히 큰 예산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할 땐 더 신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1999년 도입한 것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다. 문제는 국회가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예타 면제 사업 기준을 높이려고 한다는 점이다.“초등학교를 설립하고, 지방도로를 넓히겠다” “농촌 마을 진입로를 개선하고 소방도로를 확장하겠다” “지하철을 연장하고, 새로운 지하철역을 건설하겠다” “KTX 역을 만들고, GTX 연계 철도망을
639조원. 정부가 내놓은 2023년 살림살이 규모다. 당연히 국회는 이 예산안이 적절한지 따져보고 조율해야 한다. 그런데 이 조율이 밀실에서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다. 국회가 법정기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는 바람에 예산결산위원회 내 소위원회의 하부조직인 ‘소小소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조정했다. 국회법에 근거조항도 없는 조직이다.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에도 예산안 처리는 결국 무산됐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 2023년 예산안 처리가 여야 합의 불발로 무산된 후 예결위 소위원회의 하부
# 국회 예결위엔 15명으로 구성된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가 있다. 소小소위는 ‘예산소위의 작은 소위원회’라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소소위는 예산소위 위원회장과 여야 예결위 간사로 구성된다.[※참고: 소소위엔 국회 교섭단체에 해당하는 여야 간사가 참여한다. 올해 발동한 소소위에 교섭단체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만 참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소소위는 법정기한을 넘긴 예산안을 효율적으로 심사하기 위한 필요악으로 불린다. 소수의 인원이 참여해 예산을 논의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관련 협상이 이뤄지기 쉬워서다. 하지만 국회 바깥에
흔히들 말한다. 뭣이 중요하냐고. 하지만 문제는 중요한 일이 사소한 일에 밀린다는 거다. ‘나라살림’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내가 그 일을 매일 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걸어온길]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알립니다]「정치호의 얼굴」은 독자와 함께 합니다. 촬영을 희망하시는 독자께선 간단한 사연과 함께 연락처를 chan4877@thescoop.co.kr(더스쿠프)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정치호 작가 사진보기 | portraits.kr
예산이 허투루 쓰인다는 기사는 차고 넘친다. 문제는 이런 일이 특정 정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산 낭비는 반복적이고 습관적이다. 진보든 보수든 똑같다는 얘기다. 왜 그런 걸까. 정창수(52)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예산 낭비를 불러일으키는 구조를 바꾸거나 진짜 책임 있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최근 「워 오브 머니(War of Money)」란 책을 발간한 그에게 대한민국 예산의 문제를 물었다.「워 오브 머니(War of Money).」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현실보다 낮게 나오는 통계수치가 있다. 실업률, 지니계수, 비정규직 수치 등이다. 반면 높게 나오는 건 고용률, 복지예산, 법인세, 정규직 수치 등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 집권 정당과 정부가 표를 얻는 데 유리한 수치는 높고, 불리한 수치는 낮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수치가 왜곡된 통계는 일종의 권력”이라고 꼬집었다. “통계는 권력이다.” 통계 오류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경희대 경제학 교수)은 이렇게 꼬집었다. 통계에 따라 정책이 달라지고, 정책에 따라 나랏돈의 씀씀이가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