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은 온전한 ‘사람의 길’이다. 폭이 좁아서 차는 물론 오토바이도 잘 다니지 않는다. 그래서 골목은 ‘머무는 길’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오랜 삶이 머물고, 일상이 머물며, 하물며 시간까지 머문다. 건축가와 사진가의 길걷수다 프로젝트, 이번에는 창신동의 골목길을 걸어본다.나는 동네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순간만은 여행자가 되어 관찰자의 눈으로 구석구석을 살피곤 한다. 큰길에서 작은 길로 작은 길에서 다시 골목으로 발걸음은 점점 깊숙이 들어간다. 길의 넓이에 따라 건물 크기가 달라지고 동네의 분위기가 바뀐다. 골목길을 거닐다
첫째,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것들 둘째, 너무 당연해서 의심해 보지 않은 것들셋째, 평범한 우리 마을 속 사소한 것들 이 모든 것을 고찰하고, 의심하고, 공유한다. 우린 건축사와 사진작가로서 평범한 마을을 보기로 했습니다. “사소한 것들의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를 ‘다른 시선’으로 조명하자”는 게 소소한 목표입니다.이른바 ‘길걷수다 프로젝트’, 출발점은 창신동의 좁고 경사진 골목길으로 잡았습니다. 우린 그곳에서 우연히 발견한 방범창살의 추억을 더듬으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길걷수다 첫번째 장 ‘창신동의 기록’을
몇주 동안 우리는 시간 나는 대로 더 많은 창살을 찾아 골목을 탐색했다. 창살을 찾는다는 목표를 정하고 골목을 둘러보니, 이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법한 평범한 창살부터 독특한 문양이 있는 창살까지 다양한 종류가 눈에 들어온다. 건축가와 사진작가의 길걷수다 창신동 방범창살 두번째 이야기다. 요즘 방범창살 대부분은 감옥의 철창살처럼 단순한 모양이다. 옛 창살들이 다양한 형태와 장식으로 만들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왜일까. 현장답사로 수집한 자료의 분석을 통해 ‘방범창살’을 이론적으로 고찰해보자.■ 재료 고찰=옛 방범창살의 재료는 폭 1~2
건축가와 사진작가. 둘은 창신동을 걷는다. 옛것의 향기와 정취가 뭉클하게 흐르는 그곳. 문득 낡은 방범창살에 시선이 간다. “어릴 때 저 창살에 끼었었지(사진작가).”“맞다, 맞아(건축가).” 둘의 맞장구 사이에서 기억이 살아난다. 주변을 둘러본다. 둘만 보기엔 아까운 추억들이 샘솟는다. 길걷수다 첫번째 발걸음, 창신동 방범창살 편이다.1990년께, 서울의 한 복도식 아파트 2층. 열살 전후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집에 들어가려 현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른다. 당연히 열릴 줄 알았던 문은 열리지 않고 잠잠하다. 문을 힘껏 당겨도
# 박용준은 건축가다. 어릴 때부터 ‘쓱싹쓱싹’ 그리길 좋아했는데, 꿈을 이뤘다. 오상민은 사진작가다. 어릴 때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길 좋아했는데, 꿈을 이뤘다. # 둘은 꼬맹이 때 만났다. 같은 동네에 살았고, 같은 학교에 다녔다. 그래서 둘의 서로 다른 시선은 때론 교차하고 때론 흐트러진다. # 둘은 건축가와 사진작가로서 평범한 마을을 보기로 했다. 사소한 것들의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를 ‘다른 시선’으로 조명하자는 게 소소한 목표다. 이른바 ‘길걷수다’ 프로젝트,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깊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