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 사물과 존재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늘 변하고, 점차 사라지며, 다시 형상화한다. 그러다가 쓰임이 필요 없는 순간이 오면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듯 사라져버린다. 이를 불교에선 ‘일체만물이 공하다’고 표현한다.이렇게 영원하지 않은 세상을 영원한 진리란 관념으로 시각화하는 여성 작가가 있다. 대지미술(earthworks) 작가인 지나 손이다. 갤러리 엑스투(Gallery X2)가 ‘疊疊: 첩첩’으로 명명한 그녀의 작품을 2024년 1월 7일까지 전시한다. 지나 손을 알아보기 전에 조금은 낯선 대지미술의 장르부터 살펴보자. 대
신경숙이 돌아왔다. 21년 3월 장편 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면서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신경숙 사태는 단순한 개인의 표절 문제가 아니었다. 문학권력 논쟁의 기표이며 새로운 문학 지형도를 그리게 된 일종의 빅뱅 같은 것이었다. 지금까지 문학계에서 표절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신경숙 사태를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문학권력이라는 거대한 구조와 연계되어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백낙청 교수는 창비 창간 50주년 축하 모임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창비의 성취 중 하나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기를 거쳤던 1930~ 1950년대는 우리 역사에 암흑과도 시기다. 모순이 가득했고, 몰이해가 판을 쳤다. 역설적이지만 예술이 꽃을 피우는 건 이런 시기다. 시인 이상, 소설가 박태원, 화가 김환기와 이중섭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떡이게 만드는 예술가들은 이때 활발하게 예술활동을 펼치며 서로 영감을 주고받았다. 다방과 술집에 둘러앉아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국립현대미술관이 2021년 첫 기획전으로 암흑의 시대에 혁신을 외쳤던 자유로운 영혼들을 조명한다. ‘미술이 문학을
“각각의 작품은 내 삶의 성장이고 내 감정을 시각 언어로 풀어놓은 것이다.” 2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국제갤러리 K1이 재개관 첫 전시로 고故 최욱경(1940~1985년) 작가를 택했다. 이번 ‘Wook-kyung Choi’ 전시는 나란히 배치돼 있는 K1의 두 공간에서 열린다. 첫번째 공간에선 1960년대 미국에서 일시 귀국했던 작가가 다시 미국으로 간 1975년 사이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추상회화와 컬러 콜라주 작업, 흑백 잉크 드로잉까지 그의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다.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마련된
충북 보은문화원과 한국디카시연구소는 한국 최초의 디카시 신인 문학상인 ‘제2회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 작품을 이달 31일까지 모집한다. 응모작품 수는 1인당 5~10편이며, 디지털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과 5행 이내의 시적 문장을 써서 한국디카시연구소 인터넷 홈페이지로 접수하면 된다. 응모 대상은 미 등단 신인이어야 하고, 국외서도 응모가 가능하다.보은문화원과 계간 ‘디카시’는 응모작 가운데 당선작 1편을 뽑아 300만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오는 10월 18일 열리는 ‘제24회 오장환문학제’ 본 행사장에서 준다. 또 당선자에게 디카시
한국디카시연구소가 펴내는 계간 디카시가 2019년 여름호(통권 30호)를 출간했다. 계간 디카시 2019년 여름호는 통권 30호다. 이에 대해 김종희 한국디카시연구소 상임고문은 “30권의 디카시 전문지를 지속적으로 발간하면서 그 동안 그 토양이 굳건해지고 줄기가 튼실해지고 잎과 꽃이 풍성해졌다”며, “이제는 알차고 소담스러운 열매를 맺을 때”라고 말했다. 김종희 상임고문은 또한 그 동안 애쓰고 수고한 이들에게 축하와 격려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이상옥 디카시 편집인 겸 발행인은 디카시 30호를 발행하며 “앞으로 일상의 예술화 및 전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문학, 그중에서도 시와 비평에 위기가 닥쳤다는 말은 이제 오래된 잠언처럼 다가온다. 수많은 문학인들이 문예지나 세미나 등에서 시, 비평의 위기를 논한다. 시가 예전만큼 독자에게 큰 울림을 주지 못한다는 말, 비평이 주례사로 전락하여 형식적으로만 존재한다는 말이 더없이 익숙해졌다. 문학을 사랑하는 작가와 독자들은 여전히 존재하는데도 이러한 시와 비평에 위기가 닥친 까닭은 무엇일까.지난 6월 29일 마로니에 공원에 위치한 예술가의 집에서는 시와 비평에 찾아온 위기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짚어보고, 그 타개
[뉴스페이퍼 = 김지현 기자] 서울국제도서전이 이틀째인 6월 20일 오후 2시 코엑스 B홀 이벤트홀1에서 ‘한-스웨덴 작가와 함께하는 낭독’ 행사가 있었다. 이번 행사는 서울국제도서전 ‘스칸디나비아 포커스’ 프로그램 중 하나로 스칸디나비아 3개국(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과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진행되었다. 최근 디자인과 교육, 라이프스타일 등 북유럽 문화가 주목받는 가운데 도서 분야에 대한 한국 독자들의 관심을 반영하여 북유럽 작가와 도서를 조명한다.서울국제도서전 ‘스칸디나비아 포커스’ 프로그램 중 첫 번째 행사는 양경언 문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의 소설 “날개”에 나오는 첫 구절이다. 스스로를 비운의 천재라고 지칭했던 이상은 아방가르드 문학의 대표 주자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천재 시인, 소설가 등으로 알려진 이상이지만, 이러한 수식은 그의 글쓰기를 피상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어버린다. 다원예술 아티스트인 노연 작가는 이상의 글쓰기에서 “제국의 지식과 근대의 ‘유토피아’ 패러다임의 바깥으로 이동”하는 힘을 느끼고,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디카시 신인문학상인 ‘제1회 오장환 디카시 신인 문학상’의 수상자로 강영식 씨(59·충북 청주시)가 선정됐다.27일 충북 보은문화원에 따르면 이 지역 출신인 오장환 시인(1918~1953)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정한 ‘오장환 디카시 신인 문학상’의 첫 수상자로 강씨를 뽑았다. 수상작은 ‘망부석’이다. 당선작은 사람의 얼굴처럼 생긴 바위가 먼바다를 바라보는 듯한 사진에다 "다시 천 년을 기다리면 / 당신 오실지 몰라 // 다시 천 년을 기도하면 / 번쩍 눈이 떠질지 몰라"라고 문장을 써넣은 작품이다
[뉴스페이퍼 = 송진아 기자]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의 에세이 “인생극장”이 제8회 전숙희문학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전숙희문학상은 수필가 전숙희를 기리고, 의미 있는 에세이 작품을 발굴하여 수필문학의 영토를 넓히자는 목적으로 2011년에 제정됐다. 전숙희 추모위원회가 주관하며 파라다이스 그룹이 지원한다.이번 수상자인 노명우 교수는 2001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아주대의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세상물정의 사회학”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아방가르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1980년대부터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며 일본 아방가르드 영화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이토 타카시 감독이 2018년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을 맞아 내한한 가운데, 18일에는 “실험영화가 내 인생을 미치게 하다”라는 주제로 한국의 관객들과 만나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이토 타카시 감독은 1956년 후쿠오카 출생으로, 큐슈예술공과대학 재학 중 마츠모토 토시오 감독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실험영화 “SPACY”를 만들며 두각을 드러냈다. 하이퍼-리얼리즘적인 시각 세계, 인간 내면의 광기와 모순 등을 표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국내 최대의 대안영상 예술 축제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이 8월 15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의 여러 장르의 뉴미디어 영상을 폭넓게 소개하는 네마프는 올해에는 네덜란드 특별전과 더불어 일본의 아방가르드 영화를 대표하는 두 작가를 소개한다. 네마프에서 소개되는 두 명의 일본 감독은 마츠모토 토시오 감독과 이토 타카시 감독이다. 17년 작고한 마츠모토 토시오 감독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아방가르드 영화 영상에 기초를 닦은 선구자로 꼽히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제18회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이 8월 15일 개막식을 진행하고 9일 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네마프는 상영과 전시를 함께 진행하며 여러 장르의 뉴미디어 영상을 폭넓게 소개한다. 특히 대안영상이라 불리는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영상 예술 축제로, 올해로 18회 째를 맞이한다.8월 15일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오는 24일까지 15개국 137편의 작품을 서울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문화비축기지, 서교예술실험센터, 아트스페이스오 등에서 상영, 전시할 예정이다다. 개막식에는 주한네덜란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한국작가회의와 대산문화재단이 공동으로 “2018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했다. 그 첫 행사인 기념 심포지엄이 3일 오전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는 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올해의 탄생 100주년 작가는 김경린, 문익환, 박남수, 박연희, 심연수, 오장환, 조흔파, 한무숙, 황금찬 등 9명이다. 대산문화재단은 매년마다 탄생 100년을 맞이한 문학인들의 작품과 삶을 돌이켜보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개최하고 있다. 2001년 처음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렀으며, 작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지난 12일 고양에 위치한 아람누리 도서관에서는 은행나무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는 소설 전문 문예지 ‘악스트’의 백다흠 편집장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는 3월 22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지금 여기_잡지 읽기’ 행사의 일환이다. 아람누리 도서관에서는 그간 송종원 평론가의 진행 아래 ‘어라운드’의 김이경 편집장, ‘릿터’의 서효인 편집장, ‘문학3’의 양경언 기획위원과 각 잡지의 의도 및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화의 장을 만든 바 있다.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책이란 무한한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이승훈 시인(한양대 명예교수)이 별세했다. 빈소는 연세장례시작장(신촌) 특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9일이다.이승훈 시인은 42년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했으며 62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을 통해 데뷔했다. 68년 한양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82년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저서로 시집 "사물A", "당신의 방", "비누" 등과 시론집 "시론", "포스트모더니즘 시론", "한국모더니즘시사", "선과 하이데거" 등 다
[뉴스페이퍼 = 송진아 기자] 계간 "시와세계"에서 주관하는 2017년 제10회 '이상시문학상' 수상자로 박찬일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회복기의 노래 1' 외 4편이다.심사위원에는 이승훈, 박의상, 송준영, 이만식 시인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시론과 철학에 깊이 있는 뿌리를 둔 진향적인 작품으로 이상의 아방가르드 정신을 비판적으로 발전시키며 선불교적 감성과 사유를 지향하는 의 제정 취지에 최적의 작품이라 평가 했다.이상시문학상은 2008년 제정 이후 지금까지 이승훈, 정진규, 송
일상은 덧없이 지나간다. 그 속엔 무수히 많은 희로애락이 담겨 있지만 붙잡아둘 수 없다. 여기 평범한 순간을 붙잡아 생명력을 불어넣은 작가가 있다.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거장 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다. 그는 찰나의 사라지는 이미지를 추상적인 영화 형식의 작품으로 발전시켰다.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촬영한 ‘필름 다이어리’ 작품들은, 지나가
이은결(36)은 한국의 대표적인 마술사다. 그는 각종 콜라보 공연으로 마술의 영토를 확장 중이다. 최근엔 「시를 잊은 그대에게」의 저자 정재찬 교수와 ‘케미프로젝트 이은결 X 정재찬’을 선보였다. 그는 종사자의 활동 무대를 만들어 내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리더는 위계질서를 따지기보다 영역을 넓혀야 합니다.” 소년은 내성적이었다. 학교에서도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