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왕섭의 Brand Speech

▲ 담배 말보로는 카우보이를 중심으로 한 광고를 통해 강인함이라는 브랜드 개성을 심었다.[사진=말보로 광고 캡쳐]
누구나 아무런 이유 없이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출생, 성장 환경, 나이, 성격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호불호를 결정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가 갖는 개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브랜드 개성만 잘 만들어 관리해도 인기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브랜드를 의인화해서 브랜드의 개성을 잘 표현하면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나 브랜드 확장 가능성도 커진다. 하지만 브랜드 개성을 구축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누구나 수용할 만한 브랜드 개성, 비현실적이고 완벽한 브랜드 개성, 브랜드는 잘 표현하지만 고객 관계 형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브랜드 개성은 배제해야 한다. 한가지 더 추가하면 브랜드 개성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거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광고들을 분석해보면 해당 브랜드의 개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브랜드 개성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브랜드 마케팅 투자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담배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담배 ‘말보로’는 항상 카우보이를 광고 전면에 내세운다. 강인함이라는 브랜드 개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반면 ‘에쎄(Esse)’는 성실함이라는 브랜드 개성을 살리기 위해 리더의 여유로움이나 자연의 여유로움을 내세운다.

커피시장에서도 비슷하다. 동서식품의 ‘맥심(Maxim)’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 사랑 등의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로 미뤄볼 때, ‘에쎄’와 마찬가지로 ‘성실함’이 브랜드 개성일 확률이 높다. 반면 스위스 네슬레는 ‘테이스터스초이스(Tasters's Choice)’를 철수하고 ‘네스카페(Nescafe)’를 투입해 전문가적 능력, 라이프스타일 등의 광고를 내세웠다. 유능함의 브랜드 개성을 지향해 맥심’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에서도 ‘에쿠스(Equus)’는 성실함과 유능함의 브랜드 개성을 지향하고 있지만 ‘소울(Soul)’이나 ‘벨로스터(Velaster)’는 귀여움이나 흥미진진함의 브랜드 개성을 추구할 공산이 크다.

브랜드 개성은 당초에 의도한 브랜드 개성과 소비자 인식 상에 구축된 브랜드 개성의 차이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서 관리해야 한다. 해당 브랜드가 당초에 의도한 브랜드 개성을 소비자 인식상에서 정확하게 보유하고 있는지, 경쟁 브랜드와 차별적 브랜드 개성이 구축돼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거다.

▲ [더스쿠프 그래픽]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부정적인 브랜드 개성은 중화하거나 제거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초 의도한 브랜드 개성이 소비자 인식 상에 정확하게 구축돼 있지 않거나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되지 않는다면 당초 의도한 브랜드 개성을 강화하는 마케팅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만약 마케팅 투자를 통해서도 브랜드 개성을 구축하기 어렵다면 긍정적인 브랜드 개성을 전제로 현재의 브랜드 개성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이 알고 지내는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존재한다. 아무 이유 없이 그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호불호 이유는 반드시 있다. 그 사람이 태어난 곳, 성장환경, 나이,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호불호를 결정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가 갖는 개성, 브랜드를 의인화했을 때의 특성을 가늠해보고 선호와 비선호를 결정한다. 따라서 마케터는 목표로 하는 고객이 선호할 수 있는 브랜드 개성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유지 관리해야 한다.

브랜드를 의인화했을 때, 혹시 당신의 브랜드가 맹물과 같은 무미건조한 사람, 비현실적인 사람, 너무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한번 만나면 이후에 또 만나고 싶은 사람 같은 그런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임왕섭 브랜드 컨설턴트 kingp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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