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잊지 말아야 할 이슈

▲ 설 연휴 분위기에 휩싸이다 보면 중요한 이슈를 놓칠 수도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민족대명절 ‘설’이 다가오면 대부분의 사람이 고향 갈 생각에 들뜬다. 여행 준비에 푹 빠지는 이들도 꽤 많다. 사람들이 고향에 가든 여행을 가든 대한민국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잊지 않고 반드시 챙길 만한 대형이슈도 있다. The Scoop가 콕 집어 정리했다.

2002년. 효순ㆍ미선 두명의 중학생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유명을 달리했다. 뜨거운 여름 초입부에 발생한 대형사건이었지만 공분을 사기는커녕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해 여름, 우리는 ‘월드컵 광풍’에 휩싸여 사리를 분별할 능력까지 잃어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광풍이 끝날 무렵, 효순ㆍ미선이 사건의 전말이 알려졌지만 많은 이들은 촛불을 들기조차 민망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놈의 축구, 그게 뭐라고 정신이 팔려 국가적 이슈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The Scoop가 명절 때만 되면 분위기에 휩쓸려 지나칠 수 있는 이슈들을 모아 정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언가에 홀려 정작 중요한 걸 놓치지 말자는 취지에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번 설 연휴는 주말이 껴 있어 짧다. 그러나 늘 그렇듯 이슈는 많다.

[Issue 1] 진보당 첫 변론과 군 ‘정치댓글’ 재판

설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1월 28일. 고향 생각에 들떠선 안 되겠다. 설 명절을 앞두고 헌정사상 최초로 제기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에 대한 첫 변론이 열린다. 하지만 진보당 측 소송 대리인단은 “청구인 측이 의견서에서 제시한 증거나 자료 등이 방대하고 수십개 사건이 관련돼 있어 피청구인 입장에선 준비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차 변론준비기일 이후 정부측이 추가로 제출한 준비서면은 A4용지 351페이지 분량이다. 증거서류는 약 500건에 달한다. 준비기간이 부족할 경우 피청구인 입장에서는 사실상 방어권을 박탈당하는 셈이지만 재판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같은 날, 군 사이버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첫 재판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 국방부 조사본부의 수사 결과, 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단 요원들이 대선ㆍ총선에 관련된 각종 ‘정치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작성한 게 드러나 이를 지시한 이모 심리전단장과 요원 10명을 12월 31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재판을 시작으로 군의 정치관여ㆍ형법상 직권남용ㆍ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 입증과 ‘윗선’의 존재, 대선 개입 의도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때문에 이날 이후 설 연휴까지 어떤 사건에 더 큰 언론의 무게중심이 쏠리는지에 따라 뉴스를 객관적으로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군 사이버 대선개입 의혹 재판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Issue 2] 北, 1월 30일부터 상호비방 중단 제의

남북관계에 변수가 될 이슈도 있다. 1월 17일 북한이 음력 설 명절이 시작되는 30일부터 상호비방과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지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특히 2월 말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ㆍ독수리 연습 등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또 “핵 재난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도 취해나갈 것을 제안한다”며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말도 담았다. 하지만 북한의 이런 제안을 우리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키 리졸브ㆍ독수리 연습은 방어 성격의 연례행사로 공격적인 것이 아니다”며 북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은 중국 견제를 이유로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태평양에 이동배치할 예정이다. 또 2월 1일부터 미국 국방부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 후드기지에 주둔중인 제 1기갑사단 제12기갑연대 1대대를 한국 캠프 호비(동두천)와 스탠리(의정부)로 배치할 계획이다. 넘어온 공을 경기장 밖으로 걷어차 버린 우리 정부의 결정에 북한이 30일 이후에는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어느 정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통 크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Issue 3] 1월 31일, 정개특위 마감

활동 마감 시간이 1월 31일로 바짝 다가온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사실상 별 소득 없이 끝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개특위는 지난해 12월 3일부터 여야 4자회담의 결과물로 출범했다. 주요 쟁점은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다.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위헌 소지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더구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6월 지방선거에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제안마저 새누리당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에 새 제도를 적용하려면 이번달 내에 합의점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버티기가 만만찮다는 얘기다. 돈이 들어가는 복지공약은 그렇다 쳐도 정치개혁 공약까지 어기는 상황은 아무런 명분이 없어 보인다. 설 연휴를 틈타 유야무야 넘어가게 되는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Issue 4] 명절 이용한 지방선거 준비작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설 연휴 전부터 민심을 잡겠다며 벌써부터 출사표를 던지는 이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유권자로서는 연휴 동안 인물에 대한 상세 정보를 파악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다만 명절을 이용해 사전 선거운동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경찰에서는 1월 15일부터 연휴가 끝나는 2월 2일까지 불법 사전 선거운동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명절을 핑계삼아 선물을 발송하거나 각종 모임의 참석 혹은 지지 호소, 주민행사나 당원행사에 찬조금ㆍ식사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단속한다. 현수막에 후보자 사진을 게재하거나 학력ㆍ경력 사항을 기재해 지지를 호소해도 단속 대상이다. 경찰은 선거범죄 신고 제보자에게는 최고 5억원의 신고보상금을 지급하고 신고자 비밀을 철저히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Issue 5] 설에도 일본군 위안부 홍보 지속

최근 더 기승을 부리는 일본의 극우주의도 주목해야 할 이슈다. 위안부와 근로정신대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이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30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리는 국제 만화 축제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 만화 기획전’을 펼쳐 세계에 위안부 문제를 적극 알릴 예정이다. 정부는 미국 하원에 ‘위안부 결의안’ 준수를 촉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조속한 문제 해결에 나서 줄 것 등을 촉구했다. 정부는 미국 하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하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여론에 적극 호소할 계획이다.

[Issue 6] 2월 1일부터 바뀌는 정책들

설 연휴인 2월 1일을 기점으로 바뀌는 정책들이 있어 알아두면 유용하다. 먼저 휴대전화에서 발신번호를 바꿔서 문자를 전송할 수 없다. 스팸과 스미싱(전화결제사기), 문자폭력 등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동통신 3사는 2월 1일~4일에 순차적으로 이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웹에서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문자메시지는 예외다. 이용자가 발신번호를 직접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용 관련 병원 시술에 부가가치세 10%를 부가하는 정책이 전면 시행된다. 대상은 양악수술과 치아 미백, 잇몸 성형술, 점 빼는 시술, 여드름 치료술, 제모술, 모발 이식술, 항노화 치료술 등 15가지다. 하지만 일부에선 여드름 치료까지 미용에 들어간다는 건 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2월부터는 마그네틱카드(MS카드)로 현금 인출을 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이 불법복제로 인한 소비자피해 방지를 위해 MS카드의 현금 인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해서다. 때문에 MS카드를 IC카드로 교체해야 한다. IC카드는 카드 앞면 귀퉁이에 작은 금색 딱지가 붙어 있는 카드다. 현금카드, 신용카드, 체크카드 모두 해당된다. 2015년 1월부터는 구형 마그네틱 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도 금지된다.

같은 날부터 우체국 택배 요금은 500~1500원가량 오른다. 소포 무게가 5㎏ 초과 10㎏ 이하면 500원, 10㎏ 초과 20㎏ 이하면 1000원, 20㎏ 초과 30㎏ 이하면 1500원 인상된다. 등기 우편물 관련 부가서비스(내용증명, 배달증명, 특별송달 등) 요금도 300원씩 올라 1300원이 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