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싸움, 주가에 영향 끼치나

▲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쉰들러와의 갈등 이슈로 올라가고 떨어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엘리베이터는 ‘갈등이슈’가 상당히 많다. 대부분 2대 주주 ‘쉰들러’와의 관계 때문이다.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만 수차례에 달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게 있다. 쉰들러가 움직여도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떨어지지 않는다. 되레 ‘상승추세’가 나타날 때도 있다. 일종의 ‘학습효과’ 때문일까.

쉰들러와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주식시장에선 ‘위기주株’로 통한다. ‘분쟁 이슈’를 끊임없이 몰고 다니며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해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 2월 14일 현재 유가증권 시장에서 4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에 인수될까, 아니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어에 성공할까’라는 갈등 이슈를 안고 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30.9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하지만 이 회사는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진과 계속해서 마찰음을 내고 있다. 업계는 쉰들러의 최종 목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사업부문 인수로 보고 있다.

최근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와 관련 움직임을 보이자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반응했다. 알프레드 쉰들러(Alfred N. Schindl er) 쉰들러 회장은 2월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에서의 엘리베이터 사업과 현대그룹과의 관계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4만6250원을 기록, 전날 대비 1.09% 상승했다.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라는 점에서 주가가 조금 상승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1월 10일 쉰들러가 현정은 회장, 한상호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등 회사 이사진에 손해배상 청구대표소송을 제기했을 때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전일 대비 3.42% 오른 4만4957원을 기록했다. 이 소송을 포함해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파생상품 관련 4건, 신주발행 관련 2건(1건 취하)의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처음 제기한 시점별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변동을 보면, 2013년 4월 26일(신주발행유지 청구)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7만3246원을 기록했다. 전날에 비해 1.25% 상승한 금액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2013년 3월 7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소송(6월 17일 취하) 당일에는 전일 대비 0.57% 오른 8만3원, 2011년 11월 30일(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허가,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2건)은 12만2549원(1.46% 증가)을 기록했다. 2012년 11월 13일(위법행위유지 청구) 전일 대비 2.07% 하락한 경우를 제외하고 소송이 제기됐을 때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상승했다. 같은 사건이 반복되자 주가는 어지간한 이슈에도 하락하지 않은 셈이다. 일종의 학습효과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쉰들러가 처음 지분을 인수했을 때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쉰들러는 2006년 3월 27일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4%를 매입했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전일 대비 5.09% 오른 6만834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한 달을 넘도록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5월 3일 7만3390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쉰들러는 2010년 5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6차례에 걸쳐 9.73%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주가 역시 반응했다. 2010년 5월 27일 3만1244원이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12월 23일 8만5431원으로 상승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M&A 이슈로 올라가고 떨어지고를 반복하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쉰들러의 1차 지분 매입 이후인 2007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12만원대를 찍고 떨어지더니 2차 추가 매입(2010년) 이후 2011년 8만~9만원대로 상승세를 보이고 또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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