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CEO |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 정우철 대표는“맞춤형 금융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수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자문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한해에도 수십개의 자문사가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그만큼 증권시장의 앞날은 가늠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실적 부진과 투자자 유출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난세에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한 이가 있다. ‘바른투자자문’의 정우철(46)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3월, 잘나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였던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는 7년간 근무한 증권사에 사표를 던졌다. 회사 내 입지가 좁아져서가 아니었다. 그는 게임ㆍ인터넷 분야의 대표적인 애널리스트였다.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80회 이상 선정됐고 증권사에 들어온 지 7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런 그가 사표를 던진 건 제대로 된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겠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회사를 나온 정 대표는 그해 5월 3일 ‘바른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정 대표는 “사표를 낼 때 회사에서 만류를 했지만 투자자문사 설립의 꿈을 이루고 싶었다”며 “지금 창업을 하지 못하면 평생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자산 관리시장은 일괄적인 자산관리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자산관리를 통한 수수료 수익보다 투자자의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자문사가 설립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표를 낸 직후 자문사 설립 준비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증권사 실적 부진의 영향이 투자자문사까지 미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3분기 투자자문사의 순이익은 61억원으로 전분기 175억원보다 65.1% 감소했다. 금감원에 자료를 제출한 140개의 자문사 중 57.9%인 81개사가 분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0~12월 문을 닫은 자문사는 7개사에 달했다.

▲ [더스쿠프 그래픽]
하지만 정 대표는 자문사 설립을 밀어붙였다. 평생직장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창업을 준비했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의 업황은 중요하지 않았다. 투자트렌드가 변해 새로운 콘셉트의 자문사가 필요할 거라는 전망도 창업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는 ‘증권사 주식 브로커’를 통한 투자에서 ‘자문사’를 이용한 투자로 트렌드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인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증권사 브로커를 통해 주식투자를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론 투자수익을 올리기 어렵다.

차별화된 투자스타일 구축이 우선

증권사 브로커의 업무가 지나치게 많아 고객이 원하는 곳에 투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수종목에 올인하는 투자행태도 문제다. 정 대표는 “앞으로는 자문사 이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투자 자문사의 총 계약고는 21조 6000억원으로 전 분기말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증권사와의 자문계약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문사를 이용하는 증권사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정 대표의 첫째 목표는 바른투자자문만의 투자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운용금액 등 회사의 외형을 키우기보다 우리만의 색깔을 갖고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고객이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는 회사, 투자종목 발굴을 잘하는 자문사로 알려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기본’을 탄탄히 해야 ‘투자’를 바르게 유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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