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

한국에서 1등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이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삼성만 봐도 알 수 있다. 완벽한 기술과 서비스만 있다면 전세계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 여기 획기적인 보안기술로 실리콘밸리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다. 에스이웍스다. 이 회사 대표와 얘기를 나눠봤다.

▲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유명한 화이트해커다. 그런 그가 모바일 보안 앱 메두사를 내세워 실리콘밸리에 뛰어들었다.[사진=에스이웍스 제공]
여기 독특한 보안서비스가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소스코드를 베낄 수 없도록 하는 보안 서비스다. ‘메두사’다. 국제 특허를 갖고 있는 앱 난독화 보안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만든 이는 국내에서 화이트해커로 유명한 홍민표 대표다.  1998년 국내 해커 그룹 와우해커를 설립해 활동했고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해킹대회 ‘데프콘 CTF’ 본선에 4회 진출한 경력도 있다. 국내에서는 보안업체를 창업해 매각한 경험도 있다. 그가 보안시장에 몸을 담은 기간만 20년이다.

그런 홍 대표가 2012년 모바일 스타트업 에스이웍스를 설립하더니 실리콘밸리에까지 진출했다. 올 2월 실리콘밸리의 중심 지역인 팔로알토(Palo Alto)에 사무실을 오픈한 것이다. 홍 대표는 처음부터 메두사를 갖고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전세계의 안드로이드 앱 서비스 개발자 혹은 기업이 메두사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IT테크놀로지가 집결한 실리콘밸리로의 진출은 그에게 자연스러웠다. 무작정 뛰어든 건 아니었다. 국내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회사 설립 반년 만에 퀄컴과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설립 1년 만에 삼성 에스원을 비롯해 주요 모바일 게임사, 금융사 등 10여개 이상의 고객사도 확보했다. 홍 대표는 안주하지 않고 목표대로 실리콘밸리로 진출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지의 비싼 임대비·세금·현지 생활비·고용·비자 문제 등 신경 써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실리콘밸리라는 망망대해에서 메두사를 알리는 건 달걀로 바위치기나 다름없다.

“사업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한국에선 알아주는 홍 대표라지만 쟁쟁한 실력자들이 버티고 있는 실리콘밸리다. 홍 대표가 회사를 알리기 위해 각종 스타트업 전시회도 참여하고 고객들을 일일이 만나고 다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타트는 좋다. 뛰어난 기술을 인정 받아 현지 몇몇 벤처캐피털은 투자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추가 투자보다는 기초부터 다진다는 계획이다. 

일단 현지화가 목표다. “이곳에선 무늬만 글로벌 기업으로 포장하는 게 아니라 진짜 글로벌 기업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내놔야 합니다.”  홍 대표가 최근 서울 사무실 R&D 센터에까지 외국인 개발자와 디자이너 인력을 고용한 이유다. 회사 공식 홈페이지도 글로벌 홈페이지로 구축했다. 이곳만의 비즈니스 문화와 분위기를 서비스에 적용해 완벽한 현지화를 꾀하는 게 그의 목표다. 

이곳 보안시장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숙제다. 보안업체에게 신뢰는 곧 돈이나 마찬가지다. 현지 직원을 고용했음에도 홍 대표가 발로 뛰며 일일이 고객사를 만나고 다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각오는 비장하다.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많은 스타트업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각오로 이곳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실제 체험을 통해 느끼는 실리콘밸리의 현실은 훨씬 냉혹합니다. 죽기 살기로 뛰어들어야 하는 시장이 아니라 죽도록 올인해야 하는 시장입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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