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있는 여성 위한 레슨

골프장에서 남편이나 남자 친구, 또는 다른 동반자가 들려주는 충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럴 때는 무시하는게 상책이다. 자신만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충고를 받아들이고, 무시할 것인지를 슬기롭게 결정해야 한다.

여성 골퍼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쓰기에 앞서 여성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남편이 아내에게 골프를 조언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대답은 다양했다. “자기나 잘 치라고 하세요”부터 “골프와 운전은 남편이 가르치면 안돼요”, “요리하고 있는 찌개에 소금 몇 스푼, 간장을 더 넣으라고 말하면 기분 좋겠어요” 등등. 한명 한명의 대답이 나올 때마다 약간의 웃음과 의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정말로 조금의 간섭과 조언, 충고가 싫은걸까. 다시 한번 물었다. 그래도 애써서 가르쳐준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다. “그냥 웃으며 알겠어요 여보라고 말하며 무시해 버리는게 제일 좋아요”

▲ 내가 지금 하는 골프스윙은 나와 나의 코치 사이의 약속이다. 처음부터 내실을 잘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부부이기에 이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직장상사나 거래처 남자 사장 등 서로 완만한 사이가 아니라면 더욱 비극적으로 치닫게 된다. 속된 말로 여성 입장에서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왜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골프에 대한 조언을 들려주고 싶어할까. 아마도 유전자 속에 내재되어 있는 본능적으로 여자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남자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생각해 보자. 예쁜 여자에게는 더 말해주고 알려주고 싶지 않나.

우리나라 여자의 특징 중 하나는 남자들의 호위나 여자를 생각해주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면전에 대고 반박하거나 무안을 주지 못하는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의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티칭프로이기도 한다면 골프를 배우는데 얼마나 행운일까. 그렇지 않은 다음에는 골프장에서 남자들이 날리는 모든 조언을 묵살해도 무방하다. 골프장에서 아마추어 남성 골퍼들의 조언은 자기가 배웠던 방법이나 깊이 따져보지 않고 즉석에서 내뱉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비논리적인 조언을 따르다가는 정말로 고치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 되어 버린다. 여성의 골프 라이프를 위해 무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던지는 말을 들어보자. 임팩트 시 왼팔이 구부러져 릴리스가 안 될 경우에는 “클럽을 던진다는 기분으로 스윙하라”. “클럽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던져라”라고 말한다. 또 몸에 힘이 들어가 있거나 스윙 스피드가 나지 않을 때는 “어깨에 힘을 빼라”, “고개를 들고 등을 펴라”, “스윙할 때 클럽 헤드 무게를 느껴야 된다”라고 조언한다. 클럽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던져 본 경험도 없으며, 힘이 들어갔을 때와 안 들어갔을 때의 차이를 모르는 여자에게 이런 식의 터무니없는 충고를 한다.

자신의 게임은 자신이 책임져야

주위 사람들의 비전문적인 조언들 때문에 골프 실력이 향상될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왜냐하면 그냥 주워들은 얘기를 날리니까 그렇다. 이런 조언들을 따르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대안이 없다. 때문에 일단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성형외과 경우를 보자. 코를 수술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나 지인들은 “코가 성공적으로 잘 되었네요. 높게 예쁘네요”라고 말한다. 코에 인공성형물질이 얼마의 ㎖가 들어갔는지는 알지 못한다.

내가 지금 하는 골프스윙은 나와 나의 코치 사이의 약속이다. 그 약속에는 믿음과 신뢰가 있다. 자신만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남성들의 어떤 충고를 받아들이고 어떤 충고는 무시할 것인지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일부러 고집스럽거나 무례한 태도를 가장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게임은 철저하게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처음부터 내실을 잘 다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일단 단호한 마음을 갖추고 나면 연습장이든 골프장이든 보내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질 수 있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새로운 골프라이프가 펼쳐질 것이다.
김용효 스마트KU골프 파빌리온 경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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