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저녁 늦게 식사를 한다는 건 굶주림을 그때까지 유예한다는 뜻이다.[사진=뉴시스]
우리는 잘 먹어야 한다는 말을 흔히 하고 또 듣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일까. 기름진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것은 아닐 게다. 음식 한 점을 먹더라도 생각하고 느끼며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잘 먹는다는 것은 천천히 그리고 우아하게 우리 몸과 음식을 존중하며 먹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스스로 먹는 방식을 통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체중조절의 첫걸음이 된다. 여기서 먹는 방식은 음식의 종류와 양, 그리고 그것을 먹는 시간대가 모두 포함된다. 골고루 먹자는 의미는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의 종류를 제한하고 그 범위 내에서 섭식하자는 의미다. 맛과 향을 가미해 인위적으로 만든 가공식품까지 리스트에 넣는다면 그것은 골고루 먹는 것이 아니라 아무거나 먹는다는 의미가 된다.

먹는 시간대도 중요하다. 필자의 저녁식사 시간은 오후 4시께다.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많지만 몸매 관리ㆍ유지에 도움이 된다. ‘인간은 땅거미가 깔리기 전, 그러니까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식사를 끝내야 한다’는 원칙을 필자는 고수하며 살고 있다. 혹자는 필자의 생활패턴을 비참하다고 표현하는데, 전면 부인하지는 않겠다. 비참한 생활을 하는 자의 저녁밥상은 단출함 그 자체다. 때론 현미밥 반공기와 견과류 한줌, 그리고 깨끗한 물 한잔으로 저녁을 마치기도 한다. 당연히 그 만찬 테이블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다.

사람들은 상대의 지극히 작은 단면을 보고 그 사람의 전반적인 인생까지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왜 인생을 그렇게 사느냐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한다. 술ㆍ담배도 하고 밤 늦은 시간대에 야식을 즐기며 살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이 공식처럼 뒤를 잇는다. 궁지에 몰린 필자는 당신은 왜 그렇게 사느냐며 반격을 시도하지만 분위기는 필자의 편이 아니다. 술 마시고 밤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필자는 분명히 답습하고 싶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일 게다. 술ㆍ담배를 즐길 당시의 필자 역시 청교도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을 달가워하지 않았듯 말이다.

그렇다면 저녁을 일찍 먹는 것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저녁을 늦게 먹는다는 것은 굶주림을 유예한다는 의미다. 저녁식사를 오후 4시에 한 후 오후 10시께 잠이 든다면 공복감을 느낄 겨를이 없다. 그러나 저녁이 늦어져 오후 9시에 식사를 하면 그 사람의 식사량은 오후 4시에 저녁을 먹은 사람의 식사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공복감 때문이다. 결국 오후 4시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저녁시간에 공복감을 느낄 틈을 아예 주지 않음을 의미한다. 오후 4시 저녁식사가 어렵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저녁을 일찍 먹어야 함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늦은 시간대에 음식을 먹는 행위가 비만의 원인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야식을 끊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잠자기 전 극심한 공복감을 호소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몸이 음식을 요구하는 생리적 욕구가 아니라 취침 전 빈 배를 채우려는 욕망에 불과하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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