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性과학 코너

▲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고, 성기능도 의학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사진=뉴시스]
진료를 하다 보면 전립선암에 걸린 환자를 많이 만난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그 병에 걸린 환자들의 고민은 다른 데 있다. 간혹 성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사례를 보자. 필자를 찾아온 한 환자는 1년 전 소변이 불편해 전립선 검사를 받았다. 혈액검사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높아 조직검사를 해보니 암으로 판명됐다. 암수술을 하기 전에는 발기부전약을 복용하기는 했어도 한달에 한두번 관계를 갖는 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수술 후에는 약을 복용해도 성관계를 갖기 어렵다며 고민을 호소한 것이다.

보건당국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남성이 잘 걸리는 암 중 5위다. 1980년대초 필자가 비뇨기과에 입문할 당시만 하더라도 전립선암은 꽤 무서운 병이었다. 환자의 사망률도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최근엔 전립선암은 ‘얌전한 암’으로 통한다. 검사 장비와 진단 기법이 발달하면서 몇가지 간편한 검사만 거치면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조기발견만 되면 정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전립선 종양은 전립선 비대증과 같은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인 전립선암으로 나눈다. 간혹 전립선 비대증이 암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전립선 비대증은 양성혹인 반면 전립선암은 악성혹이다. 발생 부위에도 차이가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 내부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부위에 생기고,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바깥 부위에서 주로 발생한다. 증상도 약간 다르다. 전립선 비대증은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반면 전립선암은 진행이 되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악성암이 문제가 되는 건 계속 자라던 암세포가 정상적인 통제에서 벗어나면서 주변의 다른 조직으로 퍼져나가기 때문이다. 일부는 혈관이나 림프관을 침범해 멀리 떨어진 조직으로도 퍼져 나간다. 모든 암과 마찬가지로 가족력이나 환경이 문제가 된다.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평균 수명의 증가도 무시할 수 없다. 서양에선 흔한 전립선암이 한국에서도 증가한 이유는 평균수명 증가, 서구식 식단 등 생활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은 대부분의 암과 마찬가지로 발견이 되면 전립선과 정낭 등을 들어내는 수술을 통해 치료한다. 그런데 종종 수술 중 성기 주변 임파절 근처의 신경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이 부근은 거의 말단신경으로 그 수가 적고 섬세하다 보니 손상을 입기 쉽다. 때문에 발기능력 유지를 위해 발기부전에 사용하는 약물을 수술 전후에 미리 복용하게 한다. 그러면 향후에 성기능 치료 프로그램 등을 통해 예전의 발기력을 되찾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부 성기능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음경보형물 수술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수술 이외에 다른 치료법이 없을 때 사용한다. 전립선암은 물론 전립선암 수술 이후에 나타나는 성기능 문제도 의학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penilee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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