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하녀와 마님

▲ 오페라 '하녀와 마님'은 프랑스 코믹 오페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사진=뉴시스]
코믹 오페라는 ‘하녀와 마님’을 시작으로 1700년대 중반까지 발전을 꾀하다 로시니(Rossiniㆍ1792~1868)에 이르러 최고봉에 달한다. ‘하녀와 마님’의 작곡가인 페르고레시(Pergolesiㆍ1710~1736)는 날카로운 모티브와 풍자, 그리고 상징적인 요소와 눈에 띄는 제스처를 발명해 도입한다. 이 작품은 이후 프랑스 오페라 추종자인 룰리(Lulli)와 라모(Rameau), 프랑스 내 이탈리아 오페라 추종자인 루소(J.J. Rousseau) 사이에서 현란한 비판과 토론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1752년 파리 공연을 시작으로 프랑스 코믹 오페라에 많은 영향을 준 작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시기 오페라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등장인물이 다소 적은 3~5명이다. 20~30명 규모의 체임버 오케스트라(실내 관현악)로도 오페라를 끌어갈 수 있다. 합창도 없다. 300~400석 규모의 소극장용 오페라인 셈이다. 쳄발로(건반이 달린 발현악기) 반주 역시 이색적이다. 아리아를 제외한 대사 부분에서 쳄발로는 빈 공간을 메워주듯 가수들의 밋밋한 대사를 메워준다.

19세기에 등장한 오페라는 합창이 등장하지 않고 웅장하지도 않다. 하지만 코메디아 델라르테, 이를테면 코믹예술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가수들에게 필수요소나 마찬가지인 과장된 제스쳐는 이탈리아 나폴리 뒷골목에서 앞치마를 두른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고 실랑이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사실적인 몸짓과 삿대질은 희극 오페라 부파(Buffa)가 탄생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부파가 처음 탄생한 곳이 이탈리아 나폴리인데다 우스꽝스럽고 서민적인 행동과 몸짓을 동시대의 작곡가들이 모방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베르토(Uberto)는 늙은 독신남이다. 그의 집에는 주인마님 행세를 하는 하녀 세르피나(Serpina)가 있다. 그녀의 독선적인 행동에 지친 우베르토는 결혼을 결심하고 또 다른 하인 베스포네(Vespone)에게 못생겨도 좋으니 순종적인 여인을 신붓감으로 찾아오라고 명령한다.

하녀인 자신을 좋아하는 우베르토의 마음을 읽은 세르피나는 신부가 되기로 결심한다. 베스포네와 짠 그는 우베르토에게 “템페스타(Tempesta)라는 선장과 결혼한다”고 알린다.  그녀가 묘사하는 템페스타 선장의 이미지는 너무 거칠고 지독한 인물. 걱정에 빠진 우베르토는 선장을 소개해 달라고 한다. 세르피나는 베스포네를 템페스타 선장으로 변장시켜 소개한다.

우베르토는 그의 폭력적이고 위압적인 태도에 초조해한다. 잠시 뒤 등장한 세르피나는 우베르토에게 “결혼을 위해 지참금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반협박조로 엄청난 금액을 요구한다. 그러나 만약 우베르토가 자신과 결혼한다면 지참금과 결혼 모두 취소하겠다고 선언한다. 안심한 우베르토는 두번째 제안을 받아들이고 세르피나는 주인마님이 된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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