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고하다 ❷ 가족관계

▲ 은퇴하기 전 가족과 대화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사진=뉴시스]
가장이 40대에 접어들면 업무 때문에 가족과의 관계가 서먹해진다. 그런데 10여년 후면 은퇴를 해야 한다. 지금 준비해야 할 건 ‘가족과의 관계회복’이다. 은퇴 후 인생로드맵은 ‘가족’과 함께 짜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길게 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은퇴 후 수십년을 그럴듯하게 살려면 대비책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는 가족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구축하는 거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은퇴 후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이는 가족이다. 그때쯤이면 환경과 주머니 사정이 크게 달라져, 가족 외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은퇴 전 일에 몰두하느라 가족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사람들은 은퇴 후 남보다 더 남이 돼버린 가족과 ‘24시간 불편한 공존’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이 40대에 접어들면서 가정에서 소외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족관계는 40대부터 복원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자산운용전문가는 인생로드맵을 어떻게 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식이다.
 
“로드맵은 1년 단위로 짜는 게 좋다.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자산운용을 어떻게 할지 점검하고, 목표 자체를 검토해 추가ㆍ삭제하는 등 수정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자녀의 취직이나 결혼시기, 건강상태 변화 등을 세세히 예측해 로드맵에 반영하는 게 좋다.”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빠진 게 하나 있다. 은퇴 후 인생로드맵을 ‘가족’과 함께 짜지 않으면 모든 게 무용지물이다.

자녀가 어리더라도 그렇게 하는 게 좋다. 그래야 남편 또는 아빠의 ‘인생이모작’이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이해받을 수 있다. ‘인생 이모작’이 빨리 올 수 있다는 점을 부인 또는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알리는 효과도 있다.  교육비의 사례를 들어보자. 평균적으로 남성은 31.6세 여성은 28.7세에 결혼한다. 첫째 아이는 32.8세(남성 기준), 둘째 아이는 34.7세에 출산한다.

그런데 통계상 수치로 따져보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일자리 퇴직 평균 연령은 55세다. 일반적으로 첫째 아이는 대학교 3학년, 둘째 아이는 대학교에 입학할 때다. 더구나 연금이 나오는 시기는 65세다. 어떻게든 10년 동안 가진 돈을 축내지 않고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데,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퇴직 후 자금운영 계획을 일찌감치 자녀들에게 알리고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인생이모작은 혼자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는 물론 자녀들과도 상의해야 한다. 그래야 은퇴 후에는 이전과 같은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자세가 생긴다. 소비수준을 낮추려는 노력도 그제야 시작된다. 아울러 자녀는 자신들로 인해 부모의 은퇴 후 삶이 망가질 수 있음을 깨달을 수도 있다. 그래야 은퇴한 부모와 자녀들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은퇴를 가족 모두의 문제로 여겨 함께 고민하는 문화가 필요할 때다. 은퇴는 남의 일이 아니다. 가족 모두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다. 1년마다 가족이 모여 ‘은퇴 성공 로드맵’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이유다. 은퇴 후 폼나게 살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족의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족과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 40대 가장이 먼저 ‘가족과의 관계회복’부터 서둘러야 한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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