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운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대표의 Value-Add 전략

▲ 황상운 대표는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사진=지정훈 기자]
“대만 유안타元大 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등 글로벌 시장과 연계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올 10월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수장에 오른 황상운 대표의 일성이다. 그는 그동안 갈고닦은 투자전략과 시스템을 회사에 쏟아 부을 생각이다. ‘투자 후 가치 증대(Value-Add) 전략’, 그의 핵심 사업콘셉트다. 황 대표를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만났다. 그가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새롭게 출발선에 섰다. 지휘봉은 황상운(51) 대표가 잡았다. 황 대표는 업계에서 투자 및 인수ㆍ합병(M&A)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2008년 기업투자본부장으로 유안타인베스트먼트(당시 동양창업투자)에 합류했다. 당시 벤처 투자에 집중해 있던 포트폴리오를 구조조정펀드(CRC Fund)와 사모투자펀드(PEF)로 확대시켰다. 최근에는 IBK캐피탈과 함께 14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했다.

이런 능력을 높게 평가받은 황 대표는 지난 10월 1일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는 그동안 생각했던 투자전략과 시스템을 펼칠 생각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기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는 “과거 유안타인베스트에 합류했을 때부터 글로벌 시장과 연계한 펀드결성,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며 “최대주주에 오른 대만 유안타元大 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동양인베스트먼트는 2월 대만 유안타 금융그룹에 인수됐다. 25년 동양이란 타이틀을 버리고,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첫 수장 황상운 대표를 만났다.

✚ 대표로 취임했다. 임직원에게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
“취임 첫날 소통과 협업을 강조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1세대 벤처캐피털로 2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투자 전문가의 역량도 뛰어나다. 투자판단은 기본적으로 담당 심사역의 몫이다. 하지만 투자를 판단할 때 다른 관점에서의 경험과 의견을 청취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 유안타인베스트먼트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 소통을 통해 고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전문성과 경험을 지닌 심사역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아집은 안 된다.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내가 놓치는 사전적인 리스크를 다른 사람이 체크해 줄 수 있는 구조로 가려고 한다.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안타 금융그룹으로 새로운 출발

✚ 소통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카카오톡ㆍ밴드 등 SNS를 활용하고 있다. 사업본부별로, 더 세부적으로는 소모임을 만들어 임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자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나 업계 동향 등 어떤 내용이든 상관없다. 경험이 적은 투자전문인력 입장에선 투자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반대로 레벨이 높은 투자전문인력은 자기가 경험한 내용 또는 업계 변화 등을 올려 생각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의견을 조정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 동양그룹에서 대만 유안타 금융그룹으로 편입됐다. 12월 1일에는 사명을 유안타인베스트먼트로 변경했는데.
“올초 동양증권이 유안타 금융그룹에 인수됐다. 10월에는 유안타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유안타증권은 우리의 모회사다. 우리도 자연스럽게 따라갔다. 그룹 차원에서 함께 성장하기 위해선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동양그룹 내에 있을 때와 비교해 성장 계획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플랜을 짜고 있나.
“글로벌 시장과 연계한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의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된다. 해외와 연계한 투자는 6년 전 유안타인베스트먼트에 왔을 때부터 생각한 내용이다. 해외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한국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하지만 상황이 따라주지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최대주주인 유안타 금융그룹의 아시아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 그렇다면 그동안 해외 투자는 진행하지 않았나.
“동양그룹이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미국과 일본 시장에 해외 지사를 두고 본 계정에서 투자했다. 하지만 본사 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지금도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한 우리의 네트워크와 역량이 국내에 집중돼 있는데, 해외에 나가서 현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별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중국 기업에 투자하러 중국에 간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중국 투자기관보다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그래서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범 아시아권과의 공통분모를 찾았다. 앞으로 중국이나 아시아권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한국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 국내 기업이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을 노리고 있는 것과도 맞물린다.
“국내 기업이 내수 시장만을 바라보고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대부분 국내 기업은 중장기 목표로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미 진출한 기업은 사업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기업이 발전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 유안타 금융그룹과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나.
“한달에 1~2번 유안타 금융그룹과 미팅을 하고 있다. 그룹과 한국-아시아(중국ㆍ홍콩ㆍ대만 등)를 연계하는 투자, 비즈니스와 관련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서 앞으로 글로벌 시장과 연계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 대표가 구상하는 투자전략은 또 하나 있다. ‘사후관리’다. 그동안 투자업계는 기업에 투자한 후 소극적인 관리를 했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체크하는 게 전부였다. 실적이 떨어지면 단순히 “이유가 무엇이냐”며 따져보는 것에 머물렀다. 황 대표가 구상하는 사후 관리는 다르다. 보다 적극적이다. 투자한 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황 대표는 “차별화된 가치증대(Value-Add)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중국 등 아시아에 진출하는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유안타 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후 관리, 가치 증대 전략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후관리는 시어머니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휴대전화 부품을 만드는 A기업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A는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실적이 줄면서 덩달아 힘들어졌다. 그러면 투자자가 ‘너희 왜 그렇게 힘들어. 잘 좀 해 봐’라고 백날 얘기해 봤자 삼성전자 휴대전화 부문이 회복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다. 우리 같은 경우엔 유안타 금융그룹을 활용해 화웨이ㆍ샤오미 등 중국 휴대전화업체를 연결해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기업의 가치는 결국 ‘사람’

✚ 다른 투자회사와는 다르게 M&A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과거 기업투자본부장 시절부터 M&A를 강조했고, 회사의 한 사업 분야로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다. M&A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전략이다. 동시에 투자 후 회수(Exit) 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 주식공개상장(IPO)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투자와 M&A는 전략적 수단과 방법으로써 상당히 관련성이 높다.”

✚ 마지막으로 투자 전문가로서 투자시 중요하게 보는 게 요소는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실적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실적은 투자시 고려 요소 중 하나다. 그렇다고 최종 판단기준이어선 곤란하다.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봐야 한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을 본다. 의사 결정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는 최대주주, CEO의 마인드와 철학을 보는 게 중요하다. 기업의 가치는 결국 사람에 있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