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있는 여성 위한 레슨

퍼팅은 ‘게임 속 게임’으로 불린다. 그만큼 퍼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전체 타수의 40% 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성은 퍼팅에 무관심한 것 같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만 쳐 댄다. 자연스레 퍼팅은 드라이버에 밀려난다. 어리석은 짓이다.

이번 호에선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는 기초를 알아보자. 실전으로 돌입해 자신의 필살기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게 퍼팅이다. 필자도 초보자에게 골프를 가르칠 때 꼭 퍼팅부터 가르친다. 이유는 퍼팅이 골프스윙의 미니어처(miniature)이자 골프의 기본이라서다. 퍼팅은 한 라운드에서 절반가량의 샷을 차지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수, 타이거 우즈라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퍼팅이라고 할 수 있다. 투어 선수들의 라운드당 퍼팅 수는 18홀당 27~28개다. 이는 전체 타수의 40%가량인데, 다른 어떤 샷보다 비중이 높다. 퍼팅이 ‘게임 속 게임’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퍼팅이 전체 타수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면 퍼팅 실력만 가다듬어도 골프 실력과 스코어가 크게 좋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필자가 미국 골프스미스(Golf Smithㆍ세계 최대의 골프 유통기업)에서 교육을 받을 때, 하비 페닉(Harvey Penickㆍ세상을 떠난 위대한 골프 교습가)의 수제자 밴 크란초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전설 같은 선수가 수첩에 적어둔 글귀를 나에게 보여줬다.

▲ 전설적인 골프 교습가 하비 페닉은 “퍼팅을 잘하는 사람은 누구와도 맞설 수 있지만 퍼팅을 못하는 사람은 누구와도 맞설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퍼팅을 중요시했다. [사진=뉴시스]
내용은 이렇다. “People who are good at putting up with anyone who can stand up! & People who are not good at putting, you can not beat at anybody!” 번역하면 이렇다. “퍼팅을 잘하는 사람은 누구와도 맞설 수 있지만 퍼팅을 못하는 사람은 누구와도 맞설 수 없다!” 의미심장한 얘기가 아닌가. 아주 간단하면서도 논쟁의 여기가 없는 논리다. 퍼팅 실력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놀랍게도 많은 골퍼, 특히 여성 골퍼들이 이런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음은 필드 위의 고소영이면서도 말이다.

필자는 밴 크란초가 보여준 하비 페닉의 격언이 여성 골퍼에게 더욱 중요한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다. 여성 골퍼와 함께 라운드를 하면 퍼팅 실력이 부족함을 쉽게 엿볼 수 있어서다. 퍼팅이 육체적인 힘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여성 골퍼로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퍼팅의 관건은 감각과 리듬이다. 이 두가지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뛰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여성의 부족한 공간지각과 속도감 인지도 능력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여성 골퍼 대부분이 우선 순위를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여성일수록 공을 멀리 치고 싶은 욕심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퍼팅 소홀, 한마디로 어리석다

간혹 필드에서 멀리 공을 보내는 여성을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다음과 같은 말이 주위에서 나온다. “와 저 여자 봐. 볼이 떨어지질 않네.” “어떻게 저렇게 볼을 때리지?” 여성들은 이런 소리가 듣고 싶어서 드라이빙 레인지에 가면 드라이버만 쳐 댄다. 손목이 꺾이는지 팔꿈치에 과부하가 걸리는지도 인식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자연스럽게 퍼팅은 드라이버에 한참을 밀려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이건 바보같은 행동이다. 한마디로 어리석은 짓이다. 필드 위에서 고소영이 되려면 우선 똑똑해져야 한다.
김용효 파빌리온 경기팀장  webmast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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