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 내 탓이로소이다
네 탓? 내 탓이로소이다
  •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 호수 133
  • 승인 2015.03.19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준행의 재밌는 法테크

▲ 자유로운 선택과 결정에 따라 계약을 체결한 결과 발생하는 손실은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개인은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행동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감내해야 한다. 이를 ‘자기책임의 원칙’이라고 한다. 이는 현실에서든 법적관계에서든 마찬가지다. 순간의 선택, 결정 그리고 행위를 신중히 관리해야만 하는 이유다.

고시공부를 하던 시절, 하소연을 하던 친구가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이 자꾸 PC방으로 향하고, 발길을 끊으려고 해도 좀처럼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떻게든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도무지 자기 의지대로 되지 않는 그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멈출 수 없었던 도박 때문에 고통을 겪은 부자父子 이야기다.

A씨는 자꾸 도박이 생각나 다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사회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어 재산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A씨의 아들인 B씨는 아버지의 삶이 도박으로 인해 피폐해지는 것이 몹시 염려스러웠고, 재산을 탕진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웠다. 그래서 아버지가 자주 출입하는 카지노 사업자인 C회사에 아버지의 카지노 출입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A씨가 카지노의 출입제한자 명단에 등재되기 전 B씨는 요청을 철회하고 말았다. 자신이 좀 지나쳤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후 C회사는 A씨의 카지노 출입을 허용했고, A씨는 한도액을 초과할 정도로 베팅을 거듭해 재산상 큰 손해를 입게 됐다. B씨는 아버지의 중독 증세를 이용해 돈을 버는 듯한 C회사가 미워졌고,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C회사는 책임을 져야 할까.

개인은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결정에 따라 행동한다. 또한 그에 따른 결과를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 ‘자기책임의 원칙’이다. 이는 개인의 법률관계에 적용된다. 따라서 계약을 둘러싼 법률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법원도 “내국인의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사업자와 카지노 이용자 사이에는 ‘자기책임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자기책임의 원칙’은 절대적인 것일까. 대법원의 판단을 보자.

“카지노 이용자가 자신의 의지로는 카지노 이용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도박 중독 상태에 있었다. 카지노 사업자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인식이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그에 따라 카지노 이용자나 그 가족이 카지노 이용자의 재산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법령이나 절차에 따른 요청을 했음에도 관련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영업제한규정을 위반해 카지노 영업을 했다면 카지노 이용자의 재산상실에 관한 주된 책임이 카지노 사업자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카지노 이용자의 손실이 카지노 사업자의 영업이익으로 귀속되는 것이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면 예외적으로 카지노 사업자의 카지노 이용자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배려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언급한 사례로 돌아가 보자. 아들 B씨가 아버지 A씨의 출입제한요청을 철회했기 때문에 C회사는 A씨의 카지노 출입을 제한할 의무가 없다. 또한 C회사가 베팅한도액 제한규정을 위반했더라도 A씨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A씨가 입은 재산상 손해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자신에게 발생하고 있는 일은 과거 자신의 선택이나 행위에서 비롯된다. 이 순간의 선택, 결정 그리고 행위를 신중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junhaeng@hot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1동 12층 1202호
  • 대표전화 : 02-2285-6101
  • 팩스 : 02-2285-6102
  • 법인명 : 주식회사 더스쿠프
  • 제호 : 더스쿠프
  • 장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2110 / 서울 다 10587
  • 등록일 : 2012-05-09 / 2012-05-08
  • 발행일 : 2012-07-06
  • 발행인·대표이사 : 이남석
  • 편집인 : 양재찬
  • 편집장 : 이윤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병중
  • Copyright © 2021 더스쿠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hescoop.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