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강술래 운영업체 ㈜전한 최종만 대표

▲ 최종만 대표는 건설업계에서 쌓아온 불패신화의 성공 노하우를 외식업계에 이식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건설사를 잘 다니다 돌연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돈키호테’ 같은 결정에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지만 그는 담담했다. 외식업에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식전문점 강강술래를 운영하는 ㈜전한 최종만(50) 대표의 이야기다. 하지만 송충이가 솔잎을 외면할 수 있으랴. 그는 요즘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외식과 개발(건설)을 접목한 국내 최초의 ‘외식테마파크’이 그것이다. 최 대표를 만났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이폰은 스티브 잡스의 제품이 아닙니다. 존 스컬리의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전 세계 소비자 니즈를 읽고 시장의 필요성에 따라 스컬리가 아이폰과 TV를 기획한 것을 잡스가 구현한 겁니다. 결국 사업의 본체는 소비자 니즈를 어떻게 분석해서 재고했느냐에 달려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식전문점 ‘강강술래’ 최종만 대표의 이야기다. 동아건설·호반건설 등 건설사에서 종사하다 돌연 외식기업으로 둥지를 옮긴 이유를 물었더니 이런 답이 되돌아왔다. 건설업이든 외식업이든 ‘소비자 니즈’를 쫓는 건 매한가지라는 얘기다. “건설업과 외식사업은 발가락이 닮았어요. ‘리테일 마케팅’이란 범주에서 같다는 의미죠.” ‘팔색조 변신’을 스스로 옹호하기 위한 우답愚答이 아니다.

그에 따르면 주택사업은 홀세일(Wholesale·도매) 마케팅이 아니다. 과자·전자제품처럼 ‘리테일(retail·소비재)’의 분야에 속한다. 과자나 휴대전화처럼 주택도 소비자의 생활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건설과 외식은 공통분모가 충분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실제로 최 대표는 외식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직후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는 데 온힘을 쏟았다. 그 결과 ‘외식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답을 얻었다. “창업업체가 많고 경쟁도 심하지만 블루오션도 있어요. 국내에선 ‘한식韓食’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죠.”

잘나가던 건설통의 변신

이쯤 되면 강강술래, 그리고 ‘전한’이라는 회사가 궁금해진다. 1989년 설립된 강강술래는 한식전문점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대형 직영매장 9개를 갖고 있다. 매출 규모는 연간 800억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을 능가한다. 그중 강강술래 늘봄농원점의 매출은 135억원에 이른다. 전한全韓은 해외시장, 특히 중국을 겨냥해 바꾼 ‘사명社名’이다. 전한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신한류新韓流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갖고있다. 글로벌 외식문화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참고: 전한은 강강술래를 비롯 ‘스시유(스시전문점)’, ‘작은차이(헤어&메이크업숍)’ 등 브랜드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강강술래는 지난해 1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례없는 경기침체를 뚫고 성장날개를 활짝 편 것이다. 강강술래가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 외식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장이다. 하지만 최 대표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올해 성장률 목표는 무려 35%에 달한다. 최 대표에게 “목표를 과하게 잡은 것 아니냐”고 물으니 이번에도 아리송한 답이 되돌아온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죠.”

그렇다. 그는 최근 외식과 개발을 접목한 ‘외식테마파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실험실은 경기도 고양시 대자동에 있는 ‘강강술래 늘봄농원점(이하 늘봄농원점)’이다. 늘봄농원점을 확대해 외식·레저형 힐링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프로젝트의 골자다. 이를 위해 전한은 늘봄농원점 주변부지 3만9669㎡(약 1만2000평)를 매입했다. 450억원을 들여 3단계 공사를 진행 중인데, 구이전문매장 3곳, 식사전문관 1곳을 조성한 1단계(180억원) 작업은 2013년 마무리됐다.

지난해 진행된 2단계 공사는 총 120억원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갈비구이 전문관으로 재탄생했다. 올해부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총 150억원을 투입해 3단계 공사를 진행한다. 한국 전통의 디저트 음식을 제공하는 한옥카페, 전국의 전통식품제조 명인들이 만든 된장·간장·고추장 등 유기농 식품코너, 프리미엄 한우정육매장, 고양시 유기농 농작품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매장을 리뉴얼한다. 더불어 유기농 한식테마관과 전통주점·스시뷔페·커피숍은 새로 들어선다.

“늘봄농원점은 자연친화적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잘 가꾸면 외식·레저형 힐링공간으로 충분하죠. 특히 위치가 도심에서 20분 안팎의 거리에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3차 프로젝트가 끝나는 2016년 이후 늘봄공원점의 연매출은 500억원로 크게 늘어날 겁니다. 자산가치만 최소 2000억원 이상이 되는 거죠.”

대표의 성장전략은 또 있다. 강강술래 모델을 프랜차이즈화하는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있는 강강술래 점포 중 연매출 100억원이 넘는 곳은 총 세개다. 이들 세곳의 노하우와 운영방식을 매뉴얼로 만들어 ‘성장 DNA’를 모든 점포에 이식하겠다는 계획이다. ‘몰인숍(mall in shop)’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매장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전략도 있다. 그동안 강강술래는 로드숍 중심의 직영매장으로 운영해왔다.

앞으론 강강술래라는 브랜드를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들어갈 수 있는 소규모 점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해 백화점 등 유통채널에 2개 이상 점포를 입점시키는 게 목표다. 하지만 이런 플랜은 최 대표의 ‘힘’만으론 달성하기 어렵다. 최 대표가 요즘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흩어진 사업장을 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회사의 힘을 응집하기 위해서다. 그는 “브랜드명처럼 모든 임직원이 함께 ‘강강술래’를 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5년 내 상장이 목표

그렇다고 정감 넘치는 소통만 꾀하는 건 아니다. 강강술래의 시스템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부터 직원을 상대로 1년에 두차례 이상 직급별·기능별 교육을 진행하는 건 체질개선의 첫째 발걸음이다.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는 데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외식사업의 경우 우수한 인재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는 “해외 언어 전공자나 해외 경험이 있는 인력을 활용할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부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직원들이 최소 6개월 이상 해외매장을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결국은 ‘사람문제’라는 것이다. “외식업계에 들어와보니, 사람이 중요하더라고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느냐가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중요한 문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우리 직원을 양성하고 키우는 데 힘을 쏟을 작정입니다.”

최 대표의 마지막 목표는 강강술래를 한식 분야에서 최고 기업으로 우뚝 세우는 거다. 5년 내 상장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경쟁상대도, 벤치마킹할 모델도 따로 없다. 국내 외식업계의 역사가 워낙 짧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 대표가 걷는 길이 ‘해답’이 돼야 한다. 길을 잘못 선택하면 강강술래가 방향을 잃는다. 그는 “최선을 다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름다운 도전, 알찬 열매를 맺을까. 답은 조만간 나온다. 김은경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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