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타벅스만 잘나갈까

커피공화국이 흔들린다. 문을 닫는 대형 커피전문점 매장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과도한 출점, 출혈경쟁이 빚은 ‘화禍’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다른 커피전문점은 죽을 쑤는데 매장은 늘어나고 실적은 성장하고 있다. 원동력은 뭘까. 커피전문가들은 ‘스타벅스의 정공법’에서 답을 찾는다.

▲ 스타벅스가 최근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커피맛'에 있다. [사진=지정훈 기자]

커피공화국의 위상이 예년만 못하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매장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등 5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지난해 신규 출점은 크게 감소했다. 일부 전문점의 매장 페점률은 반대로 상승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여전히 위풍당당하다. 스타벅스의 미국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타벅스 매장수는 2013년 559개에서 지난해 700개로 25.2% 늘어났다. 현재 매장수는 이보다 더 증가한 740개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브랜드 인지도, 매장 접근성, 매장 분위기, 직원 서비스 등을 그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뻔한 답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도 브랜드 인지도, 매장 접근성 등은 스타벅스에 못지않다. 이런 맥락에서 스타벅스가 잘나가는 이유는 ‘기본’에 있다. 무엇보다 ‘맛’이 좋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999명을 대상으로 7개 커피전문점의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스타벅스는 ‘맛’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대우 커피마케팅 연구소 소장은 “원두는 농산물이라서 환경, 기후, 원두농장의 사정 등에 따라 맛과 품질이 달라지게 마련”이라며서도 “하지만 스타벅스는 자체 블렌딩과 로스팅 기술로 일정한 커피맛을 낸다”고 말했다. ‘맛’을 유지하는 기술력이 승승장구의 원동력이라는 얘기다. 김창진 한국커피자격감정평가원 심사위원장(써니사이드커피 대표)의 의견도 비슷하다.

“스타벅스는 미국 시애틀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공수해 쓰기 때문에 원두를 자체 로스팅하는 국내 업체들에 비해 불리하다. 그런데도 스타벅스 커피가 맛있는 이유는 원두품질부터 시작해 로스팅과 블렌딩 기술이 뛰어나서다.” 시장상황에 걸맞게 ‘파격변신’을 꾀한 것도 이유다. 한국 스타벅스는 2012년 커피추출법에 변화를 줬다. 반자동머신을 자동머신으로 바꾼 거다. 이는 한국 스타벅스의 커피맛이 언제나 균일하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김창진 심사위원장은 “반자동 머신을 사용하면 바리스타의 역량에 따라 커피맛이 달라질 수 있다”며 “하지만 자동머신을 사용하면 최소한 스타벅스 매뉴얼대로 커피 추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커피 부자재도 경쟁력

스타벅스는 또한 커피 부자재에도 ‘특별함’을 넣었다. 시럽ㆍ소스 등 커피 부자재는 카페라떼ㆍ캐러멜 마끼아또를 비롯한 에스프레소 배리에이션 음료의 맛을 좌우한다. 김인혜 현대전문대(바리스타학) 교수는 “스타벅스는 강배전(강하게 오래 볶은) 원두를 쓰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배리에이션 음료의 판매 비중이 높다”며 “스타벅스는 강한 맛의 커피에 어울리는 그만의 부자재를 사용해 경쟁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 업계 관계자는 “엄밀하게 따져스타벅스의 커피맛이 굉장한 수준은 아니다”며 “다른 커피브랜드의 맛이 신통치 않아서 상대적으로 맛 좋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2만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원두부터 로스팅, 블렌딩 등에 투자를 쏟아 붓는다”며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커피맛보다 마케팅이나 사이드 메뉴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스타벅스의 ‘정공법’이 침체를 깨고 있다는 거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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