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로기수’

▲ 뮤지컬 '로기수' 공연 장면[사진=아이엠컬쳐]
뮤지컬 ‘로기수’는 탭댄스에서 꿈을 찾은 북한 소년 포로의 이야기다. 배경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거제포로수용소다. 포로들 사이에서도 이념 대립이 극에 달했던 이곳은 또 다른 전쟁터나 마찬가지다. 전쟁에서 부모를 잃고 포로 신세가 된 로기수는 미국을 혐오하지만 미군 장교가 추는 탭댄스에 마음을 사로잡힌다. 어느덧 탭댄스는 그의 꿈으로 자리 잡는다. 이런 로기수를 그의 형 로기진은 마뜩지 않게 여기고, 형제는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극 중 로기수는 끊임없이 발을 움직이며 탭댄스를 춘다. 쇠붙이를 붙인 구두를 신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추는 탭댄스는 다른 춤보다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제작진이 탭댄스를 뮤지컬 ‘소재’로 선택한 덴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실이 녹록지 않더라도 꾸준히 노력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연출을 맡은 김태형은 이렇게 말한다. “뮤지컬 ‘로기수’는 말도 안 되는 환경에서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는 이야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로기수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싶었다.”
▲ 1952년 당시 거제포로수용소[사진=아이엠컬쳐]

뮤지컬 ‘로기수’는 한장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1952년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였던 베르너 비쇼프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엔 수십명의 포로가 복면을 뒤집어쓴 채 춤을 추고 있다. 이는 미군이 자신들의 우월함을 과시하게 위해 포로들에게 춤과 노래 등 미국문화를 적극 장려한 것이다. 뮤지컬 원작자인 김신후 작가는 아픈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는 한장의 사진에서 춤에 빠진 소년 포로 로기수를 떠올렸다.

뮤지컬 ‘로기수’는 전쟁터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로기수와 겉으로는 냉철한 전사이지만 속으론 동생을 지켜주고 싶은 로기진의 진심을 더하며 진한 형제애를 전한다. 여기에 뮤지컬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는 그만의 스토리로 뮤지컬을 풍성하게 한다. 탁월한 춤꾼이지만 오키나와 위문부대에서 사고를 치고 거제도까지 오게 된 미군 장교 ‘프랜’, 미국은 싫어하지만 미제는 찬양하는 로기수의 친구 ‘배철식’, 가수를 꿈꾸는 양공주 ‘민복심’과 ‘장개순’ 등 이들의 익살스럽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다.

음악은 극의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작곡가 신은경은 1950년대 유행하던 음악 장르와 현재의 록ㆍ발라드 등을 접목해 26개의 뮤지컬 곡을 완성했다. 극중 음악은 등장인물들의 감정변화에 맞춰 생동감 넘치는 라이브를 통해 선사할 예정이다. 뮤지컬 ‘로기수’는 서울 종로구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5월 31일까지 상영한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하면 된다. 만 13세 이상 입장 가능하다.
박지원 더스쿠프 인턴기자 jw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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