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앙의 Let’s make Money

이탈리아는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연금액 지급에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은퇴자의 연금수령액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생산인구의 핵심인 청년층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이탈리아와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점이다. 더 늦기 전에 개인연금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 국민연금의 재원이 되는 생산인구가 감소하면서 연금액도 줄어들고 있다.[사진=뉴시스]

43.9%, 29.3%. 이 수치는 초고령국가에 해당하는 이탈리아와 일본의 청년실업자 통계수치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탈리아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고령국가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를 말한다. 독일ㆍ이탈리아ㆍ일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가운데 독일은 잘 갖춰진 사회보장체계와 안정된 정치경제의 노동조건으로 청년실업의 위험이 크지 않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일본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전체 청년의 70%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캥거루족(자립할 나이가 됐지만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해서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이다. 또한 매년 4만명의 청년이 취업을 하기 위해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 게다가 복지비 지출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6%에 달하는 노인인구에게 지급되는 연금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5%에 달해서다.

하지만 높은 연금지출에도 이탈리아 은퇴자가 받는 연금수령액은 해마다 큰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연금을 마련하는 생산인구의 핵심인 청년층이 사라지면서 연금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이탈리아는 높은 복지비 지출에도 연금수령액이 감소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최근 일본의 젊은층 사이에서는 운전면허를 따지 않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만큼의 경제적 여유가 없어지면서 운전면허 자체를 따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 이른바 ‘사토리세대’로 불린다. 사토리세대란 자동차ㆍ사치품ㆍ해외여행 등에 관심이 없고 돈과 출세에도 욕심이 없는 일본 청년들을 뜻하는 신조어다. 필요 이상 돈을 벌려 하지 않고 물질적 풍요에 집작하지 않아 최근에는 기업 활동의 위험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결혼인구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일본의 ‘생애미혼율(50세까지 결혼하지 않은 비율)’은 2010년 기준 20.1%로 1980년의 2.6%에 비해 8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평생 동안 결혼을 하지 않는 인구가 20%를 넘어섰다는 뜻으로 인구고령화와 함께 인구감소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소비성향이 실종된 청년의 영향으로 더욱 깊은 경기침체에 빠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저금리기조가 이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일본의 침체는 경제성장시대에 쌓인 여러 자산거품이 걷히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정부는 이를 해결하기보다 저금리기조를 유지, 유동성으로 해결하려 했다. 이에 따라 갈 곳을 잃은 유동성이 불필요한 건설자금에 동원됐고, 현재까지도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줄어든 생산인구, 연금액 감소로 이어져

이제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고령화진입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인 예비 장수국가다. 하지만 청년인구는 지난 10년동안 65만명이 감소했다. 이와 함께 청년층 일자리 또한 큰폭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을 포함한 실체 없는 자산거품이 발생하면서 청년의 주택마련포기ㆍ결혼포기 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청년층의 어려움을 두고 일부에서는 눈높이를 낮추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미 노동시장은 값싼 외국인 노동자에게 빼앗긴 지 오래다. 또한 전체 취업시장의 40%가 임시직 또는 계약직인 상황에서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정책의 초점은 열심히 돈을 풀어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데 급급하다. 또한 향후 은퇴세대를 책임져야 할 청년세대를 쥐어짜는데 맞춰져 있어 우리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지는 상황이다. 결국 우리와 이탈리아 일본 사이에 큰 차이점이 없다는 얘기다. 우리 역시 언젠가는 노후를 맞게 된다. 당신의 노후는 어떨 것이라 생각하는가.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해마다 줄어드는 연금으로 불안에 떠는 이탈리아 은퇴자의 모습과 같은 길을 걸을까. 솔직히 지금 상황이라면 국민연금이 지금의 청년세대가 은퇴세대가 될 때까지 존재하기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과 이탈리아 등의 초고령국가와 같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노후를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더 늦기 전에 은퇴 이후 일하지 않아도 매월 생활자금으로 쓸 수 있는 연금이 평생 지급되는 개인연금을 준비해야 한다.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고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소한의 미래가 보장될 때 현실에 더 집중할 수 있고 활기찬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

초고령사회의 위험 미리 대비해야

개인연금을 준비할 때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수익보장형 변액연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바야흐로 초저금리시대, 과거 전통적인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개인연금으로는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힘들다. 저금리시대에는 투자할 수 있는 개인연금이 해법이다. 물론 투자형 상품이 가지는 단점인 수익의 변동성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통장에 5억원이 있다가 연금을 수령할 때 보니 3억원으로 줄었다면 노후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눈앞이 캄캄해질 것이다. 하지만 수익보장형 변액연금에 가입했다면 기존 5억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기록할 때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고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기록할 대는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등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 수익보장형 변액연금이다. 초고령화사회가 두려움이 아닌 행복이 되기 위해서는 미리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주효앙 모네타 재무컨설턴트 joohyo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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