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영의 스마트 솔루션

▲ 웨어러블과 헬스케어의 접목으로 시너지가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작은 손목시계를 통해 심장박동수를 알 수 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헬스케어’ 영역과 융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도에 이르면 웨어러블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이 60억 달러를 넘는다. 많은 IT전문가들이 웨어러블 시장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분야로 꼽는 이유다. 이와 함께 웨어러블이 헬스케어와 접목하면서 더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흐름은 헬스케어와 스마트기기를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부 소비자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점검하기 위해 스마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고 있다. 앱을 통해 하루의 활동지수, 칼로리 연소, 체온, 스트레스, 수면 상태까지 확인하며 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점검할 수 있어서다. 의료비 절감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헬스케어와 결합한 웨어러블의 기술력은 단순히 의류에 센서를 부착하는 단계를 넘어선 셈이다. 물론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두뇌 속장치, 스킨 패치 등 상상 이상의 형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사람의 몸이 치료에 적합하게 반응하고 있는가를 측정할 수 있는 시계, 전기 진동을 보내 고통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붕대의 출현도 점쳐진다. 임상 시나리오를 위한 데이터를 제공해 자폐증, 주의력 결핍 장애, 감염자 간질 발작 같은 질병을 잠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개발 중이다. 이런 웨어러블의 혁신적 개념은 모바일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센서 등 신기술과 무선 접근성의 완벽한 페어링(조합)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하지만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가 모든 데이터를 관리하는 게 소비자와 의료 전문가 모두에게 이점으로 작용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무의미한 데이터의 과도한 생성은 양질의 데이터를 탐색·추출·정제하는 시간과 비용을 늘려, 빅 데이터 분석의 비효율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일부 기업은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만 현재로선 완벽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는 속성상 앱에 따라 산발적으로 존재해 솔루션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어서다. 여러 세트의 정보를 통합하는 지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앱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개인정보를 관련한 과제도 남아 있다. 이는 누가 개인정보를 효율적으로 그리고 완벽하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다.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가 보편화되면 여기서 생성되는 정보에 대한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본인일까, 주치의일까, 보험회사일까. 한가지 분명한 건 의료기록 등 개인정보를 지킬 권리가 있는 환자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데이터가 안전한지 알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건강보험 양도 및 책임에 관한 법률(HIPPA)이 마련돼 있어 일정 부분은 해소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정보의 보안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우려는 불식되기 어렵다. 특히 웨어러블 장치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된 경우라면 보안은 더 중요해진다. 또한 무선 네트워크의 과부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고민할 부분이다. 가령 심장박동 데이터를 무선으로 수집하는 장치를 착용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폭주하는 접속량을 어떻게 처리냐는 거다. 무선업계가 과부하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스몰셀이나 백홀과 같은 네트워크와 대용량 스위치 등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는 기술적·비용적 이슈를 포괄하는 문제다, 이처럼 의료산업에 미치는 웨어러블 기기의 영향력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시장·고객 등의 기대와 달리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대중화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된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의 리스크를 해소할 만한 ‘올바른 기술’이 탑재된다면 미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웨어러블로 실현되는 한차원 높은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를 맞기 위한 선결조건이기도 하다. 
전고영 브로드컴코리아 지사장 gyjeon@broad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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