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증세와 기업 배불리기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전신은 한나라당이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유산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당에 소속된 사람들은 물론 철학과 정책까지 그대로다. 더구나 MB정권 말기 다 쓰러져 가던 한나라당을 살리고, 지금의 새누리당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한 사람, 박근혜 대통령이다.

▲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은 8년 전 담뱃값 인상은 증세라고 주장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시계추를 돌려 2006년. 참여정부는 담뱃값 500원 인상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내놨다. 당시 한나라당은 성명서를 통해 “(참여정부는) 담뱃값이 인상되지 않을 경우 건강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건강증진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담뱃값 인상의 주 목적이 흡연율 감소나 국민건강증진이 아니라 부족한 세수의 확보라는 걸 자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흡연율 감소의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시도하는 담뱃값 인상 작업에 대해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일동은 강력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8년이 흐른 2014년 12월 ‘권력 완장’을 바꿔찬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민건강증진’이라는 대의를 내세우며 담뱃값을 갑당 2000원씩 올려놨다. 그러면서 “세수증대 목적이 결코 아니다”고 못박았다. 누굴 바보로 아는가. 8년 전 ‘담뱃값 인상’을 ‘국민건강이 아닌 세수확보용’이라며 그토록 반대했던 그들 아닌가. ‘담배 사기’, 애먼 서민만 또 당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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