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혼돈기 투자 전략

▲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펀드의 주식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국제금융시장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경제 경착륙설 등 휘발성이 강한 변수가 수두룩해서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이럴 때 주식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곳도 있다.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환율정책 등으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누가 무슨 대책을 낼 수 있을까’‘무슨 대책이 효과가 있을까’라는 추측만 분분할 뿐 마땅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는 미국, 중국 등이 계획한 대로 굴러간다고 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 그러니 주도권을 가진 국가나 결정자보다 힘이 없는 나라나 일반 개미(소비자)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세계경제가 글로벌화되면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럴 때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배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펀드 업계는 자산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통계를 보면, 지난 9월 3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차지하는 주식의 비중은 94.91%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주식 편입 비중이 96% 이상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많이 떨어진 수치다. 현금·채권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높인 결과다. 실제로 국내 대형자산운용사 3곳인 미래·삼성·KB가 모두 최근 한달간 주식 비중을 일제히 축소했다.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는 대형 환매(출금)를 예상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현재처럼 저금리를 이기기 위해 펀드로 돈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주식 비중을 낮추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수익보단 손실을 우려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은행금리보다 1% 높은 수익을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밤잠을 못자며 종목을 골라 수익률을 끌어올렸는데, 시장붕괴로 한순간에 무너진다면 얼마나 허무하겠는가. 그래서 추가 수익률을 얻으려 하지 않고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애쓰는 거다. 실례로 위안화 절하 이후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얼마나 허무하게 꺾이는지를 우리는 쉽게 경험했다.
 
1년 동안 애써 얻은 50~100%의 수익률이 불과 1개월 만에 20~30%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지금을 ‘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운용펀드에 주식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다. 최근 좋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자산운용사들이 이런 판단을 한 듯하다. 그렇다면 누구의 판단이 옳은 걸까. 주식비중을 낮추는 게 좋을까, 그 반대의 수가 합리적일까. 정답은 없다. 시간이 해결해줄 뿐이다.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 앞에선 확답을 내리기 어렵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잊어선 안되는 게 있다.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가들이 무슨 이유에서 주식비중을 높이거나 낮췄는지 캐묻고 따져봐야 한다는 거다. 이를 확인한 뒤 좀 더 타당성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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