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아트갤러리 ‘거리ㆍ기예전’

▲ 筆携烟雨 墨含栖霞(필휴연우 묵함서하) 45×46㎝, 산동봉래장도에서 그림.[사진=바움아트갤러리 제공]
작가 쭤리광左力光은 수묵과 담채를 화폭에 담고 있다. 그가 담고 있는 내용은 자연의 이야기다. 더 나아가 인간의 삶 속에서 손때 묻은 문화의 산실이다. 표현은 덤덤하다. 붓끝의 현란함이나 색채의 화려함은 없다. 예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 무디게 표현돼 있다. 물의 농담을 통해 명암을 줄 뿐이다.

거리 - 여행이란 낯선 곳

그가 찾은 곳은 중국 산둥성山東省 봉래장도, 쓰촨성四川省 야안상, 칭하이성靑海省 치롄이다. 그곳에서 보고 느낀 감정을 직접 사생한다. 사생과 더불어 그곳의 이야기를 노트에 메모하고 그 이야기를 화폭 한곳에 적어 놓는다.

필자는 바움아트갤러리에서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열리는 ‘거리ㆍ기예전’을 통해 우리와 중국의 창작 방식에서 많은 차이를 느꼈다. 우리는 자연이 주는 오감五感의 감성을 느끼기보다는 디지털 카메라의 의존해 필요한 부분만 담아와 작업실에서 제2의 작업 과정을 거치는 편이다. 이에 반해 중국의 많은 미술인은 교외로 나아 사생을 즐긴다. 이 때문인지 익숙하지 않은 색다른 풍경, 낯선 사람의 모습에서 신선함을 느끼듯 낯선 곳에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 泉聲默默無浮氣(천성묵묵무부기) 45×48㎝, 산동봉래장도에서 그림.[사진=바움아트갤러리 제공]
기예 - 답습과 반복

또한 중국에서는 선조들의 뛰어난 그림이나 조각들의 답습과 모방이 보편화돼 있다. “모방은 하나의 고차원적 정신 향락이다”는 듯 말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산수 필묵의 최고 비결은 기예를 갈고 닦는 데 있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매일 붓을 잡고, 밖으로 나가 사생을 한다. 중국화의 허구와 현실의 상생, 계백당묵計白當墨의 가장 높은 경지를 느끼기 위해 느리고 긴 수양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한 품위와 소양으로 자연의 승화에 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작가는 기예 수련과 사유의 발전으로 문화적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기에 그는 예인藝人이고 장인이다.
김상일 바움아트갤러리 대표 webmast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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