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 마케팅

▲ 오감 마케팅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눈’이다.

마케팅의 기본은 ‘사람의 뇌’를 공격하는 것이다. 뇌리에만 제대로 박히면 제품이든 브랜드든 성공할 확률이 높아서다. 이를 위해 마케터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게 ‘오감’ 마케팅이다. 시각ㆍ후각ㆍ촉각 등 오감을 자극해 마케팅을 꾀하는 것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눈’, 아이 캐치(eye catch) 전략이다.

싱가포르항공의 스튜어디스는 ‘스테판 플로리디안 워터스’라는 고급향수를 사용한다. 회사 방침이다. 승객들에게 나눠주는 뜨거운 물수건에도 몇방울 뿌린다. 그 결과, 승객들은 이 고급스러운 향기를 싱가포르항공과 동일시하게 된다. 오감五感 중 후각을 이용한 마케팅의 긍정적인 결과다. 완성차 업체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자동차 문에서 나는 소리만 연구하는 팀을 별도로 조직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만의 문소리를 만드는 게 이 팀의 지상과제다. 탑승자가 눈을 감아도 ‘다임러크라이슬러에 탔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듣는 즐거움’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같은 고급 세단이라도 에쿠스와 그랜저TG의 엔진소리가 다르게 설계된다. 에쿠스는 고급 리무진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부드러운 저음을, 그랜저TG는 한층 젊어진 느낌을 부각하기 위해 경쾌한 엔진 가속음으로 차별화한다. 트렁크를 여닫을 때 나는 소리, 깜빡이와 에어컨 소리도 다르게 디자인한다. 고객의 청각을 이용한 마케팅 기법이다. 청각을 활용해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은 단연 인텔이다. ‘인텔인사이드’라는 효과음을 광고의 맨 마지막에 넣음으로써, 시청자에게 ‘소리는 인텔’이라는 등식을 각인시켰다.

 
아이 캐치(eye catch), 다시 말해 눈을 타깃으로 삼은 마케팅도 많다. 2007년 중국 난징GM모터스는 13억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독특한 ‘아이 캐치 마케팅’을 선보였다. 버스의 뒷면에 GM자동차 모델을 입체적으로 그려 넣어, 마치 자동차 2대가 나란히 서 있는 것처럼 착시효과를 준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아이 캐치의 좋은 예가 있다. 2006년 경북지역 친환경농산물전시회가 열린 롯데백화점 대구점 앞에는 첨성대 모양의 사과탑이 전시돼 방문객의 눈길을 모았다. 관광객의 눈을 자극해 지역 특산물을 알림과 동시에 역사적 풍물도 전달하는 효과를 냈다. 신선한 ‘아이 캐치’ 전략으로 도랑도 치고 가재도 잡은 셈이다.

오감 전략, 온ㆍ오프라인서 연계

시각ㆍ후각ㆍ촉각 등 오감을 자극하는 마케팅은 효과가 강력하다. 소비자에게 제품이나 브랜드의 느낌을 직접 전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오감을 자극해 마케팅 효과를 낸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뇌는 ‘오감’으로 인한 느낌을 쉽게 잊어서다. 이에 따라 오감 마케팅을 전개할 땐 반드시 온-오프라인이 연동돼야 한다. 이를 ‘클릭 앤드 모르타르 전략(Click & Mor tar Combination)’이라고 한다.

매장에서 공짜로 선물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웹사이트에서도 이를 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더 쉽게 말해 연락처가 오프라인 카탈로그 하단에 있다면 웹페이지에도 밑단에 위치해야 한다는 거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동일하게 연동돼야 고객의 뇌가 기억한다는 얘기다. 오감 마케팅의 비법이다.
김영호 더스쿠프 겸임기자 tigerhi@naver.com | 김앤커머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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