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코드」

온라인 결제시스템으로 300억 달러가 넘는 기업 가치를 자랑하는 공룡기업 ‘페이팔’. 100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세계 초우량 스타트업 ‘에어비앤비’.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독식하던 스포츠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한 ‘언더 아머’.

이 세 기업은 몇년 사이 세상을 뒤흔들며 나타났다. 당연히 질문이 쏟아진다.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그들의 성공 배경은 무엇일까” “그들은 우리와 다른 유전자를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뛰어난 학식이나 많은 자본금이 있었기에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이런 질문에 책의 저자 에이미 윌킨슨은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페이팔을 만든 사람들은 금융 전문가가 아니었고, 에어비앤비를 시작한 사람도 원래는 궁핍하게 살던 20대의 두 디자이너였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독식하던 스포츠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한 기업 언더 아머의 설립자 역시 의류 산업과는 전혀 상관없었다. 대학 미식축구팀의 후보 선수였다.”

저자는 첨단 기술, 소재, 에너지, 의료, 미디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생명공학, 부동산, 여행, 서비스업 등 갖가지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인 창조적 기업가 200명을 밀착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흥미로운 공통점 하나를 발견했다. ‘크리에이터 코드(Creator’s code)’였다.

크리에이터 코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빈틈을 찾는다. 크리에이터는 일상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찾는다. 그들은 항상 충족되지 않은 사람들의 욕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 욕구를 발견하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유추ㆍ설계ㆍ통합의 방법을 사용한다. 둘째, 앞만 보고 질주한다. 크리에이터들은 주위의 많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목표를 설정했다면 그 목표를 향해서만 시선을 고정한다. 과거의 영광은 뒤로한 채 다시 새로운 목표를 향한 여정에 나선다.

셋째, 우다 루프로 비행한다. 우다 루프란 목표를 관찰해 최선의 대응책을 결정한 후 행동에 나선다는 전쟁 전략에서 나온 말이다.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대표하는 이 말처럼 크리에이터는 뭔가를 빨리 결정하고 다음에 해야 할 일로 서둘러 넘어간다. 그래서 경쟁자들보다 더 빠르게 우위를 점한다. 넷째, 현명하게 실패한다. 크리에이터는 단번에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작은 시도와 도전을 통해 실패의 확률을 줄인다. 작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성공에 필요한 내공을 쌓는다는 거다.

다섯째, 협력을 도모한다. 크리에이터는 단독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형태를 선호한다. 이를 위해 공동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프로젝트 팀을 짜며, 시너지 효과를 위해 상금이 걸린 경쟁을 유도하거나 업무와 관련된 게임을 고안해내기도 한다.

마지막 코드는 선의를 베푼다는 점이다. 크리에이터는 남들의 도와달라는 신호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정보를 공유하거나 누군가의 도움 요청에 흔쾌히 응한다. 이를 통해 상대를 돕고 동료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 저자는 크리에이터의 코드를 설명하면서 “선택 받은 사람들만이 기적 같은 신화의 주인공이 되는 건 아니다”고 꼬집는다. 혁신코드로 무장하면 세상의 편견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