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식의 재테크연구소 | 재테크 상식의 오류

저금리ㆍ저성장 시대. 재테크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재테크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잘못된 재테크 상식도 실패에 한몫하고 있다. 재테그 상식에 내 돈을 기계적으로 대입하면 독毒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테크는 수학이 아니라서다. 재테크 상식에 숨은 함정을 정리해봤다.

▲ 일반적인 재테크 상식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사진=뉴시스]

재테크에 실패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재테크 상식의 오류다. 재테크 서적과 정보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재테크는 잠자고 있는 돈을 이용, 더 많은 이자를 얻거나 추가 소득원을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재테크 전략이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지, 또한 누구에게나 수익을 안길 수 있는지에 있다.

재테크 상식이 나에게도 유효할 것이라고 확신하면 큰코다칠 수 있다는 거다. 어쩌면 누구나 알고 있는 재테크 정보를 무시해야 쪽박이라도 피할 수 있을지 모른다.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정보라도 시장에 떠도는 순간 가치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 대표적인 ‘재테크 상식의 오류’는 무엇일까.

■ 오류1 | 수익형 부동산은 레버리지 활용 = 높은 수익률 달성이라는 목표 아래에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금리 변동, 인구구조 변화 등 변수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의 공실 위험이 없다면 시가의 75~80%(현재 금리 기준)까지 대출을 받으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공실이라는 위험을 생각하면 이는 독이 될 수 있다. 금리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늘고, 공실로 인해 시세까지 하락한다면 최악의 상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건물의 입지와 지역에 따라 대출 규모를 다르게 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 오류2 | 세제적격 연금저축 만능인가 =세제적격 개인연금 상품은 납입금액의 최대 12%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간 납입한도는 400만원으로 총 48만원의 산출세액에서 공제를 받는다. 하지만 과세표준이 높지 않은 직장인이나 사업자는 큰 혜택을 받기 어렵다. 특히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세제적격 연금저축을 선택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일반적인 연금저축보험의 총 유지율은 45%에 불과하다. 10명 중 5~6명은 연금을 받기 전에 해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지할 경우 기타소득세 22%를 부과해야 한다. 게다가 기간에 따라 해지가산세도 내야 한다. 세금을 줄이려다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대부분의 연금저축보험 상품의 금리가 낮아 연금의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 오류3 | 사적연금 가입 효과적인가 = 일반적으로 사적 연금에 가입하는 이유는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이 떨어져서다. 문제는 연금저축보험이 장점보다 약점이 많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연금을 제공하지만 사적연금은 그렇지 않다. 가령 20년 후 월 50만원의 연금을 수령한다고 가정하자. 국민연금은 20년 이후에도 50만원의 가치가 있는 연금을 제공하지만 사적연금은 현재가치의 50만원을 준다는 얘기다.

■ 오류4 | 적립식 펀드는 만기 상품 = 사적연금을 비롯한 적립식 펀드의 경우 적금처럼 만기가 있다고 착각하는 금융소비자가 많다. 하지만 펀드는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적금이 아니라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만기가 아닌 납입 종료 시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수익률을 관리할 만큼 신경을 쓰기 어렵다면 가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펀드를 이해하기 위해 소액으로 투자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 무리한 재테크 목표를 설정할 경우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 오류5 | 만기환급의 매서운 유혹 = 보험은 통념처럼 만기환급형이 좋을까. 실제로 만기환급형 보험상품을 고집하는 금융소비자는 여전히 많다. 납입한 돈을 한꺼번에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서다. 하지만 만기환급형이 실제로 자산증식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만기환급형과 순수보장형 상품의 보험료 차이는 30~40% 내외다. 납입액 10만원의 만기환급형 보험이 만약 순수보장형 상품이라면 약 6만원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30세 기준 20연납(20년 연속) 80세 만기환급형 보험에 가입해 만기시 2400만원(10만원 × 12개월 × 20년)을 받는 것보다 순수보장형 보험에 가입하고 남은 4만원을 20연납 30년 거치 투자형 연금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큰 금액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적은 금액이라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해야 만기환급형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 오류6 | ‘소득의 70%는 저축’ = 이 역시 널리 알려진 상식이지만 문제가 많다. 저축액을 크게 늘려야 자산을 늘리고 종잣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흔히 알려진 상식이다. 하지만 최근의 금융환경이나 부동산 환경에서는 이런 주장이 적용되기 어렵다. 특히 사회초년생의 경우 소득의 70%는 저축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졸 신입사원이 20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직장인의 평균 생활비는 약 60만원, 보험료와 학자금 대출 원리금은 각각 10만원, 30만원이다. 이 세 항목만 합쳐도 이미 수입의 절반이 넘는다.

독이 될 수 있는 재테크 상식

여기에 주거비용으로 30만~50만원을 더 사용하면 ‘70% 저축’은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된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50~60%이상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은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무리한 저축은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상황에 맞는 재무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처럼 일반적인 재테크 상식에는 함정이 많이 숨어있다. 재테크에서 절세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상황과 전략, 상품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뻔한 재테크 상식으로 전략을 세우기보다 자신의 재무상태를 파악한 뒤 적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윤완식 프라이빗 재무컨설팅 대표 nopages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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