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균 부엉이돈가스 대표

▲ 유전균 대표는 프랜차이즈 시장의 변화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이 강하다고 말한다.[사진=지정훈 기자]
돈가스는 남녀노소 대중적인 먹거리다. 문제는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대박이라고 불리는 돈가스전문점이 거의 없다는 거다. 이런 상황에 반기를 든 브랜드가 부엉이돈가스다. 줄서는 인간띠를 만들어 내면서 돈가스 맛집으로 떠올랐다. 돈가스로 프랜차이즈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는 유전균(38) 대표의 당찬 포부를 들었다.

외식업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 CEO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오래 전부터 외식업에 관심을 뒀다는 거다. 그런데 홍대 1등 돈가스 브랜드로 평가받는 부엉이돈가스의 유전균 대표는 상황이 다르다. 관심도 없던 외식업에 무언가 홀리듯이 빠지면서 이제는 프랜차이즈 시장을 바꿔보겠다는 사명감으로 시장을 누비고 있다.

대학원 국제협력분야 교육을 전공한 유 대표는 남들보다 늦은 30살에 중·고등학생 대상 교육회사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5년간 2개의 회사에서 교육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교육 관련 사업을 위한 공부도 놓치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다. 북카페 형태의 공간임대사업이다. 퇴사 후 사업계획서도 만들고 투자처도 확보했다. 하지만 한두개씩 일이 꼬이면서 시간이 늦춰지기 시작했다. 6개월이 지나면서 초조함이 밀려왔다. 이런 와중에 우연히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방문하게 된다. 공간임대사업을 프랜차이즈로 진행하려 했기 때문이다. 박람회를 방문한 김에 여러 업체에 상담도 받았다. 이 상담이 그의 인생을 180도 바꾸게 된 계기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일본식덮밥과 라멘이 주메뉴인 브랜드였어요. 상담 후 무엇에 홀린 듯 계약까지 하게 됐죠. 가족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 것 같아요.” 전세금까지 투자해 홍대에 매장을 오픈했다. 문제는 외식업 경험도 없고, 관심도 없는 상태에서 매장을 오픈했다는 거다. 실수였다. 하지만 물러날 곳이 없었다.

우선 매장을 알리는 게 중요했다. 우편 봉투에 쿠폰과 전단지를 넣고 홍대 주변과 주택가를 누볐다. 이때 생긴 그의 별명이 ‘전신’, ‘전단지의 신’이다. 또 일본식 요리를 취급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해 일본과 국내의 다양한 정보를 매장에 비치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홍대를 찾은 젊은이들이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매장으로도 인정받았다. 매출도 상승해 해당 브랜드에서 최상위권이 됐다.


여기서 그는 또 하나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매출이 높아도 가맹본사가 말하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거다. “전 재산을 투자해 1년이 넘도록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는데, 본사가 계산한 원가, 인건비 등이 맞지 않는 거죠. 본사에 항의했더니 매장 관리를 제가 못했다는 거예요. 허탈감이 밀려왔죠.”

이때부터 그는 그만의 메뉴 개발에 들어갔다. 이유는 하나였다. 그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바꿔보자는 거였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지금의 부엉이돈가스 메뉴다. 콘셉트는 이탈리안 커틀렛이다. 돈가스에 치즈나 샐러드를 곁들여 일본식 돈가스와 차별화했다.

2013년 12월 문을 연 부엉이돈가스 홍대직영점은 4개월만에 홍대 1등 돈가스 매장으로 평가받았다. 유 대표는 자신이 부엉이돈가스를 만든 이유에 대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바꿔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맹점주로서 높은 매출에도 수익을 내기 어려웠던 이유가 프랜차이즈의 잘못된 시스템이라는 생각에서다. “지금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가맹점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수익률이 창업키워드로 떠오른 올해, 부와 지혜로 상징되는 부엉이의 힘찬 날갯짓이 기대된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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