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공실 줄이는 비책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공실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이 투자를 하기 전에 임차인 확보가 원활한지 발품을 팔면서 확인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하지만 공실을 줄이는 방법은 발품만이 아니다. 분양 받은 상가의 면적을 다양한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를테면 상가를 합치거나 쪼개거나 트라는 거다.

▲ 분양 받은 상가의 면적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면 임차인 확보가 쉬워진다.[사진=아이클릭아트]

■ 뭉치면 산다 = 대기업 임원 자리에서 물러난 김오성씨는 퇴직금과 여유자금으로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주상복합건물의 점포 3칸을 분양받았다. 김씨는 이 점포에 전문 프랜차이즈를 직접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요구하는 면적이 김씨가 분양받은 면적보다 컸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는 옆 3칸의 소유주에게 양해를 구한 뒤 임차계약을 체결했다. 김씨의 매장은 현재 일 매출 1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최근 삼성SDS 본사가 송파구 잠실타워로 이전하면서 매출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점포를 합치는 전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넓은 공간일수록 금융회사, 기업형 슈퍼마켓(SSM), 약국, 메디컬, 대형 프랜차이즈 등 키 테넌트(key tenantㆍ우량 임차인) 유치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업종은 공실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체로 한번 입점하면 최소 5년 이상의 장기 임대를 맺기 때문이다.

분양 업계엔 이런 통설도 있다. “1층이 23㎡(약 7평) 이하, 2층이 50㎡(약 15평) 이하인 면적 상가에는 절대 투자하지 말라.” 면적이 작은 상가에는 입점할 수 있는 업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층부에 주로 입점하는 업종인 은행, 메디컬 센터 등은 넓은 면적이 요구된다. 금융회사는 최소 전용면적 165㎡(약 50평), 메디컬 센터는 99㎡(약 30평)는 확보해야 한다. 약국도 마찬가지다. 적정 처방전을 확보하려면 최소 면적 50㎡(약 15평)이 필요하다.

■ 흩어져야 산다 = 넓은 면적의 상가에 두 개의 업종을 유치하는 ‘점포 쪼개기 전략’도 수익형 부동산 업계의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사당동에 거주하는 박종석씨의 사례를 보자.

박 씨는 3년 전 수도권 신도시에 위치한 231㎡(약 70평) 면적의 1층 점포를 분양 받았다. 박씨의 투자전략은 대규모 음식점을 유치해 고객을 모으는 것. 하지만 면적만큼이나 비싼 임대료가 걸림돌이 됐다. 임차를 희망했던 음식점들이 모두 비싼 임대료를 이유로 입점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박씨는 공간을 나누기로 했다. 2개로 나눈 공간에는 브랜드 커피전문점과 제과점이 입점했다. 현재 박씨 점포는 매년 투자금 대비 8%에 가까운 수익률을 얻고 있다.

쪼개면 임대수익 오르기도

만약 박씨가 기존 전략을 고수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박씨의 상가는 계속 공실로 남아 있을 공산이 크다. 박씨처럼 넓은 면적의 상가를 보유했을 경우, 가장 큰 리스크는 공실이다. 투자금이 큰 손실도 클 수밖에 없어서다.

이럴 때 전문가들은 상가 공간을 2~3개로 분할하라고 조언한다. 공간 분할은 무엇보다 임차인에게 좋다. 넓은 공간이 굳이 필요 없는 업종에게 비싼 임대료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임대인에게는 더 이득이다. 만일 월 임대료가 300만원인 66㎡(약 20평) 면적인 상가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상가를 둘로 나누고 각각의 임차인에게 임대료 170만원을 받으면 임대수익이 340만원으로 상승한다. 물론 분할시 유의할 부분도 있다. 쪼갠 점포의 임대계약기간이 서로 다르다 보니 한쪽만 공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임차인을 구할 때 장기임대가 가능한 업종을 고르는 것이 좋다

임대수익용 주거상품에도 ‘쪼개기’ 전략이 인기다. 2가구가 나눠 거주할 수 있는 상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바로 ‘분리형 오피스텔’이다. 복층으로 설계된 이 상품은 다락방에 불과했던 기존의 복층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주거양식이다. 현관문과 1ㆍ2층 문을 따로 설치해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지 않는 독립세대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주인이 거주하면서 임대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오피스텔에 비해 높은 희소가치로 향후 시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 1층과 2층을 합친 유입점포는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는데 유리하다.[사진=뉴시스]
최근엔 침실ㆍ주방ㆍ화장실을 비롯한 내부는 물론 출입구ㆍ전기ㆍ가스ㆍ난방 등 배관까지 분리한 상품도 등장했다. 실제로 광교신도시에 분양 중인 오피스텔 ‘광교 에코 푸르지오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38〜42㎡형은 각 층에 주방과 욕실, 출입구를 따로 둬 2가구가 동시에 거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허물어야 산다 = 1층과 2층 점포를 동시에 매입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다. 허창씨의 사례를 보자. 허씨는 지난해 9월 수도권 모 신도시 상업지역에 신축 분양상가 1ㆍ2층을 11억6200만원에 매입했다. 복층 구조의 상가를 활용하려는 유명 브랜드 전문점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는 1ㆍ2층 두개 점포를 유명 커피 브랜드에 임대를 줬다. 현재는 연 11.1%(보증금 3억원ㆍ월세 800만원)에 달하는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1층과 2층을 합친 시세 역시 현재는 14억원을 호가한다.

대형 매장의 복층 활용법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는 허씨의 점포를 ‘유입점포’라고 부른다. 유입점포란 임대료가 비싼 1층에 작은 규모로 고객이 유입될 수 있는 매장을 만들고 2층에 대규모 매장을 꾸미는 복층형 상가를 말한다. 유입점포의 주요 입점 업종은 커피 전문점이다. 1층은 테이크아웃이나 고객 주문 등의 용도로 활용하고 2층은 대형 면적을 확보해 고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아웃도어나 의류, 화장품 업종도 유입점포를 노리고 있다. 1층에는 신상품 진열하고 2층에는 이월상품을 진열할 수 있다.

가시성ㆍ접근성 등 노출 효과가 좋은 1층과 저렴한 금액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2층의 장점을 합친 셈이다. 무엇보다 고객이 체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상가를 운영할 수 있다. 다만 투자금이 많이 드는데다 좋은 입지의 유입점포를 구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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