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눈이의 싱글 재테크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싱글여성 B씨는 노후준비, 결혼, 내집 마련 등을 위해 한달에 355만원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게다가 부채도 없어 재무안정성은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투자 금액에 비해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B씨가 놓치고 있는 재테크 포인트는 무엇일까.

▲ 노후를 준비할 때는 물가상승률과 화폐가치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사진=아이클릭아트]

가난한 커플보다 화려한 싱글이 행복하다. 결혼 가치관이 바뀌면서 싱글라이프를 추구하는 여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결혼 가치관은 크게 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은 43.2%였다. 남성의 34.4%에 비해 8.8% 높은 수치다.

특히 결혼 적령기라 할 수 있는 30대 여성의 경우 50.7%가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답했다. 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 기회가 넓어지면서 경제력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즐기려는 여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위해서는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문제는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싱글 여성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텅빈 경우가 부지기수다. 화려한 삶을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점투성이인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올해로 34세인 직장인 B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직장생활 7년차인 B씨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커리어우먼이다. 그녀의 월소득은 423만원으로 혼자 살기에는 넉넉한 금액이다. 소비습관도 알뜰하다. 그녀가 한달에 사용하는 생활비는 58만원,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불필요한 지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렇게 착실히 돈을 모은 결과, 최근엔 작은 전셋집도 장만했다.

대부분의 금액을 자신이 모은 돈으로 마련했고 부족한 일부분만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 B씨는 지금도 소득의 대부분을 다가올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있다. B씨는 은행 적금으로 매월 50만원, 주택청약저축 20만원, 펀드투자 100만원, 연금저축 34만원, 공시이율연금 100만원, 변액연금 30만원, 각종 보험료 21만원 등 총 355만원을 재테크에 사용하고 있다. 잉여자금은 10만원이다.

B씨의 총자산은 전세자금을 포함해 총 1억7000만원으로 부채는 전혀 없다. 그녀의 재무목표 1순위는 노후자금 마련, 2순위는 결혼준비, 3순위는 내집 마련, 4순위가 자기개발이다. 상당히 건전한 재무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다 재무목표에 맞게 재테크를 하고 있어 매우 이상적인 상황으로 보인다.

안전성보다 수익성에 관심 가져야

그렇다면 그녀의 재무상황은 손댈 곳이 하나도 없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는 것이 있다. 우선 노후준비 부분이다. 노후는 앞으로 20년 후면 벌어질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매월 150만원, 40년간 이용할 수 있는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물가상승률과 화폐가치의 하락까지 계산했을 때 12억원가량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싱글여성이 일반 직장을 다니면서 12억원의 큰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결혼ㆍ출산ㆍ주택마련ㆍ자녀교육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도 대비해야 한다. B씨는 노후대비를 위해 연금저축ㆍ일반연금ㆍ변액연금 등 총 164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큰 금액이다. 하지만 B씨의 노후가 안전하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B씨가 운용 중인 공시이율연금를 이용해 노후에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살펴보자. 공시이율연금 월 100만원을 2.5%의 복리로 굴릴 경우 총 쌓이는 적립금은 2억6527만원이다. 이후 10년 동안 거치하면서 2% 복리를 적용 받으면 3억2336만원이 된다. 이 금액을 40년간 쪼개서 받게 된다면 월 71만원의 연금액이 산출된다. 이를 미래가치로 실수령액은 월 43만원,매월 30만원씩 납입하고 있는 변액연금의 실수령액도 12만원에 불과하다. 두 금액을 합쳐도 노후 최소생계비 15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이는 상품의 구성이 안전성에 치우쳐 있어서다. 특히 변액연금의 경우 원금보장을 위해 50% 정도를 채권에 투자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50대 후반 자산가들이 여유 자금을 이용해 노후를 준비하기 알맞은 상품이다. 수익률을 극대화해서 현금자산을 늘려야 하는 20~40대의 연령층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수익률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예금ㆍ적금과 비슷한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예상치 못한 일로 중간에 해약이라도 하면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커 차라리 1년짜리 적금에 가입하는 게 더 이득을 수 있다. 노후자금처럼 납입기간과 수령시기를 길게 보고 준비해야 하는 경우에는 물가상승률(약 4%)과 화폐 가치 하락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제대로 모아야 노후 안정성 보장

둘째 단기자금 확보에 필요한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싱글의 경우 지출통제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품위유지비나ㆍ경조사비ㆍ여행ㆍ자기개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지출이 많아서다. 화려한 싱글의 삶을 즐긴다면 평소의 소비를 관리하기가 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통장을 분리해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비상자금이 필요할 때 외부적으로 자금융통이 힘들어서 불입하던 저축상품이나 연금을 깨는 경우는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단기ㆍ중기의 재무목표를 세우고 중도인출이 가능한 상품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기존의 계획된 큰 틀을 무너뜨리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 출시한 재테크 상품은 다양한데다 기본적으로 인출기능과 추가납입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많아 이 두가지 기능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crimsonnunn@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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