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재무설계 | 장외주식의 양면성

▲ 장외주식은 관련 정보가 많이 부족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상장만 되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가지는 일반적인 기대감이다. 장외주식이 상장에만 성공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상장은 말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장외주식은 투자 방법이 어려워, 자칫 잘못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장외주식의 양면을 살펴봤다.

최근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렸던 ‘이희진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씨는 헐값에 매입한 장외주식에 대한 허위정보를 퍼뜨려 비싸게 팔아 치우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씨가 추천한 비상장주식은 거의 모든 종목에서 반토막이 났다. ‘장외주식이 상장되면 100배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속은 피해자는 3000명, 피해규모는 1000억원에 달했다.

상장만 하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고 여겨지는 장외주식은 무엇일까. 장외주식은 말 그대로 코스피나 코스닥에 장상되지 않은 비상장주식을 말하고,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시장이 장외주식시장이다. 장외주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주식거래의 자율성이 높다는 것이다. 장외주식은 개인과 개인과의 거래인 만큼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거래자끼리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거래할 수도 있다. 가격 흥정도 가능해 낮은 가격에 비상장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장외주식을 거래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은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용하는 주식 장외시장(K-OTCBB)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0.5%의 증권거래세가 부과되고 매도할 때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장외주식시장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신용거래 형태로 진행하는 방법인데, 사기 등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그렇다면 장외주식을 거래할 땐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무엇보다 ‘싼값’에 혹하면 안 된다. 장외주식의 가격을 상장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저렴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다. 상장은 기약 없는 기다림이기 때문이다. 화장품 가격의 대중화와 한류 바람을 타고 성장하면서 지난해 상장을 준비하던 ‘네이처리퍼블릭’의 계획이 ‘오너 리스크’ 탓에 수포로 돌아간 건 대표 사례다.

지난해 7월 17만3500원까지 상승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3만6000원대로 79.2%나 하락했다. 매수만큼 매도도 중요하다. 장외주식은 상장을 앞두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공모청약 직전에도 큰 관심을 받는다. 이에 따라 공모청약이 이뤄질 때 매도를 하는 게 좋다. 상장 이후에도 주식을 보유해도 괜찮지만 공모가격이 높다고 주식이 계속 오르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도 큰 단점이다. 장외주식 시장은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다보니 기업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속칭 ‘찌라시’라고 불리는 사설 정보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보지만 믿고 투자에 나섰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투자에 나설 때 기업정보와 재무적 안전성을 필수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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