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겸용주택 체크포인트

‘일석이조’. 거주와 임대수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가겸용주택이 인기다. 그러나 이 상품은 초기 자금이 많이 드는데다 지역과 입지에 따라 임대수익률, 공실률 등이 크게 달라서 확인해야 할 게 상당히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상가겸용주택 투자의 체크포인트를 소개한다.

▲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거와 임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상가겸용주택이 주목받고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주거와 수익형 부동산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상품이 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이하 상가겸용주택)’이다. 상가겸용주택은 1층에 상가, 2~4층에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이 들어설 수 있다. 1층 상가와 2~3층 주택은 세를 놓아 임대 수익을 올리고 4층은 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택 임대료가 떨어지더라도 상가 임대료나 운영 수입으로 보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은퇴 계층에 특히 인기가 높다.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점포 크기나 입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4~5%대에서 높게는 10%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보통 상가겸용주택은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매입하지만 입지 여건이 좋고 주변에 호재가 있는 경우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인기를 증명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5월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센터 전산시스템이 일시적인 장애를 일으켰다. 경기도 부천 옥길지구에서 공급한 상가겸용주택 용지 22개 필지 입찰에 2만7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LH는 당초 10일 오후 4시였던 신청 마감 시간을 11일 낮 12시로 연장했다.

LH에서 공급하는 상가겸용주택 용지는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덕분에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올 들어 수도권 신도시와 택지지구에서 분양한 상가주택 용지는 대부분 수백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LH가 9월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내놓은 상가겸용주택 용지 72개 필지(3억1900만~5억8800만원)의 평균 경쟁률은 346대 1, 최고 경쟁률은 2292대 1에 달했다.

원주기업도시에 선보인 상가겸용주택 용지는 추첨 확률이 ‘로또’ 수준이었다. 25개 필지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3757대 1, 최고 9395대 1이었다. 한개 필지에 9395명이나 몰린 셈이다. 부산 명지국제도시에 내놓은 85개 필지도 최고 청약 경쟁률 6234대 1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은 324대 1이었다.

상가겸용주택 ‘알짜’로 정평

상가겸용주택 용지를 매입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첫째는 이주자 택지 권리의 매입이다. 이주자 택지는 원주민 보상 차원에서 공급하는 것이다. 일명 ‘딱지’라고 불린다. 이주자 택지는 일반적으로 조성 원가의 80% 수준에서 원주민에게 공급돼 잘만 하면 분양가격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 치열한 청약 경쟁 없이 분양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 위치가 이미 배정돼 있어 원하는 입지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점은 단점이다.

둘째는 직접 분양을 받는 것이다. 입지가 좋은 곳이라면 분양권 거래를 통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더구나 상가겸용주택 용지는 청약 제한이 없고 청약 통장도 필요 없다. 1000만원 정도의 보증금만 있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물론 청약경쟁률이 만만치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럴 땐 임차 수요가 꾸준한 틈새지역을 찾는 게 좋다. 또한 입찰방식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곳도 있어 과도한 입찰금액을 써내는 일도 주의해야 한다. 셋째는 다른 사람이 분양 받은 용지를 매입하는 것이다. 다만 분양 받은 계약자가 잔금을 내고 소유권을 이전해야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손바뀜이 자주 있었다면 분양가격에 거품이 있을 공산도 크다.

이렇게 상가겸용주택은 투자 방법이 다양한 만큼 리스크도 많다. 위험요소를 간과하고 섣불리 투자했다간 노후를 위해 마련한 목돈을 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상가겸용주택은 지역과 입지에 따라 공실이 발생하기도 하고 수익률도 천차만별이다.

환금성도 좋지 않다. 거래 가격이 높은데다 거래량도 많지 않아 급매로 내놔도 팔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매차익을 생각해 투자했다가 자칫 수요가 없어 자금이 장기간 묶일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초기 자금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분양 용지의 면적은 평균 264㎡(약 80평) 규모다. 수도권 기준으로 5억~8억원 수준에서 거래가 된다. 여기에 건축비로도 5억~6억원이 소요된다. 최소 10억원의 초기자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초기 투자비용만 10억원

주거환경이 신통치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1층에 상가를 끼고 있어 외부인의 출입이 잦기 때문이다. 상가 이용자들이 차를 몰고 오기 때문에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신도시가 막 형성될 때 입주한다면 더 큰 리스크가 있다.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아 생활이 불편한데다 상권 형성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다. 아울러 주변에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거나 소비 수요에 비해 점포가 많은 경우 상가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임대주택 수요도 분석해야 한다. 주변에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공급이 많거나 다가구주택 수요가 적은 곳은 주택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수익률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지역별로 상가겸영주택의 허용 가구수가 3~5가구 등으로 차이가 있어 토지 구입 전에 건축 가능 가구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알짜’로 정평이 나있는 상가겸용주택에도 짚어봐야 할 포인트가 많다. 리스크 없는 알짜 상품은 없다는 얘기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말이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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