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재무설계 | 정크본드 투자 괜찮나

▲ 저금리 시기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정크본드를 향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저금리 시기엔 수익률이 0.1%라도 높은 투자처가 사랑받는다. 이런 면에서 정크본드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다. 리스크가 높은 만큼 고수익을 노릴 수 있어서다. 당연히 함부로 덤볐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수익률만 보고 섣불리 베팅했다간 말 그대로 정크(Junk)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생소함은 ‘기회’의 또 다른 말이다. 생소함이 때론 수익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위험하지만 고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상품도 어쩌면 ‘생소함’이 콘셉트다. 일반인에겐 조금 생소한 ‘정크본드’가 대표적이다. 정크본드란 말 그대로 ‘쓰레기(Junk) 채권(Bond)’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AAA부터 BBB까지를 투자적격 등급으로 구분하고 BB+이하부터는 투자부적격 등급인 투기등급으로 나눈다. 정크본드는 투기 등급에 속하는 채권이다. 한마디로 신용등급이 신통치 않은 채권의 묶음이라는 것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을 공산이 크다.

정크본드의 종류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투자적격 등급에서 발행됐지만 실적 부진, 경영 악화 등으로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된 채권이다. 둘째는 규모가 작거나 실적이 많지 않아 높은 신용등급을 받지 못한 신규기업의 채권이다. 셋째는 인수ㆍ합병(M&A)을 위한 자금조달의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정크펀드는 주로 ‘부실함’에 베팅한다. 그렇다고 정크펀드가 ‘투기’에 가까운 금융상품이란 건 아니다. 미래가치는 분명 있지만 신용도가 낮아 자금조달이 어려운 벤처기업 등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높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지만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이기도 하다. 더구나 정크본드에 자금이 유입된다는 말은 경기 회복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정크본드의 변화 추이를 통해 선행 경기를 읽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리스크도 따져봐야 한다. 높은 신용등급을 토대로 거래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변수에 따라 실적이 오락가락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정크본드는 출렁였다. 정크본드에 투자할 땐 대상 기업과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개인투자자의 정보력에 한계가 있어 판단과 분석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크본드에 직접 투자하는 건 금기사항이다. 정크본드가 포함된 하이일드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현명한 방법이다.

정크본드 직접투자 피해야

신흥국가 국공채 위주로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 펀드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한 변액보험 펀드에 하이일드 채권이 있다면 주목해도 괜찮다. 다만, 이 경우 시장의 상황에 따라 하이일드 채권과 안전성이 높은 국ㆍ공채 채권의 투자비율을 조정해 리스크를 회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마라’는 격언이 있듯이 포토폴리오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정크본드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언급했듯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가 안전성이라는 걸 생각하면 일반적인 투자자에겐 정크본드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 모든 투자방법은 성공과 실패라는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