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영향력」

당신의 선택은 당신 것인가

 
우리는 뭘 입을지, 뭘 먹을지 같은 소소한 결정부터 어떤 회사에 지원할지, 누구와 결혼할지 같은 중요한 사안까지.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리며 살아간다. 만약 누군가가 우리에게 왜 그런 결정을 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 호불호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의 99.9%는 타인에 의한 것이라고 단언한다. 타인은 미처 의식할 겨를도 없이 우리의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결정이나 행동은 찾기 힘들다는 거다.

저자는 이를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라고 정의한다. 보이지 않는 영향력은 우리가 답을 알거나 모르거나 우리의 판단에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스스로 내린 선택의 중심이 자기 자신이 있다고 믿지만 결국 타인의 우리의 행동을 좌우한다는 거다.

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뿐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주변 사람의 표정과 몸짓, 행동을 흉내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방 습성’은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를 끄는 식당이나 블록버스터 영화의 흥행과도 관계가 있다. 엄청나게 흥행한 상품은 그 자체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우연히 성공했을 수도 있다는 거다. 저자는 그 예로 영국의 작가 조앤 롤링의 소설을 소개한다.
▲ 대중을 끌어 모으는 가장 좋은 수단은 대중이다. 사진은 쉐이크쉑버거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인파.[사진=뉴시스]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출판사에서 여러 차례 거절을 당한 뒤 가까스로 출간돼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흥행한다. 하지만 조앤 롤링이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쿠쿠스 롤링」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고작 몇천 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이후 「쿠쿠스 롤링」이 조앤 롤링의 저서라는 게 알려지면서 수십만 부가 팔려나갔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사람이 선택한 상품이라면 그 상품을 신뢰한다. 타인을 따라하는 경향 때문에 한 사람의 선택이 수많은 사람의 선택으로 이어지고, 이 격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거다.

타인은 우리의 판단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동기부여 작용도 한다. 달리기를 할 때 다른 사람과 함께 뛰면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 평행주차를 할 때 다른 사람이 있으면 방해가 되는 이유도 같은 원리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존재가 우리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경쟁은 동기를 부여해주지만, 타인보다 지나치게 뒤처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쉽게 포기하게 된다는 거다. 이처럼 타인의 우리의 거의 모든 것을 형성함에도 이런 영향력의 발생을 인식하지 못하는 게 보통이다.

이 책은 ‘사회적 영향력’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영향력을 선택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궁극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어떻게 우리의 삶과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을지 소개한다. 

세가지 스토리

「전진하는 페미니즘」
낸시 프레이저 지음 | 돌베개 펴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여성의 인권도 향상된 듯 보이지만 ‘여성혐오적 사회문화’는 날이 강화돼 왔다. 여성혐오와 페미니즘이라는 대립적 층위가 서로 충돌하면서 페미니즘의 미래는 예측이 불가하다. 저자는 25년간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며 펼친 다양한 논의를 한데 엮었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한다. 

 
「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백정선ㆍ김의수 지음 | 비즈니스 북스 펴냄

미국의 올해 두 번 더 기준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권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는 ‘금리의 역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016년 사상 최대인 1300조를 넘은 한국의 ‘가계 빚 폭탄’이 폭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책은 금리 급상승 시대에 대한 경고다. 가계 부채의 심각성과 재테크 전략으로서 ‘부채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물고기는 알고 있다」
조너선 밸컴 지음 | 에이도스 펴냄

물고기는 ‘오해’의 동물이다. 물론 새도 ‘새대가리’라는 경멸적 단어가 붙는 오해의 동물이지만, 물고기에 비하면 약과다. 흔히 물고기는 지각력이 부재하고 고통과 눈물을 모르는 냉혈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물고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의 감각 세계를 지녔으며, 물고기 사회는 인간 사회를 방불케 하는 사회 역학을 지녔다고 말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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