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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한마리 왔다고 봄이 왔으랴트렌드 바꾼 불황 언제까지…
[243호] 2017년 06월 15일 (목) 06:40:55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한국 경제에 회복의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로 올라섰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6분기 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섣부른 경기 회복을 얘기하기엔 여전히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은 아니라는 얘기다. 

   
▲ 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이 가능하다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가성비와 가용비가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혹자는 합리적 소비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주도한 것이 불황이라는 데 있다.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가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기 위해 가성비와 가용비를 따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불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건데, 가능한 일일까. 먼저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경제지표를 살펴보자. 지표만 보면 한국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를 걷고 있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밥줄인 수출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5월 수출액은 450억 달러(약 50조4945억원)로 전년(397억 달러) 대비 13.4%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는 물론 올 1월 이후 5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무역수지는 6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6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 뎡기 회복세가 불황 탈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자리 문제와 소비침체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사진=뉴시스]
국내 기업이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났다는 기분 좋은 소식도 들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기업 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2만888곳의 매출액이 2015년 -2.4%에서 지난해 1.1% 증가세로 돌아섰다.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각각 0.9%, 0.4% 상승했다. ‘불황형 흑자’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2015년 4분기 0.7%를 기록한 이후 6분기 만에 0%대 성장률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8.0으로 전월(101.2) 대비 6.8포인트 상승하며 200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의 방향성을 예상하는 향후경기전망CSI는 올 3월 77에서 111로 34포인트나 좋아졌다. 시장지표가 모두 경기 회복을 가리키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경기회복 정책을 향한 기대와 함께 정규직 전환•최저임금 인상 등의 미시정책이 가계의 소비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약이 충실하게 이행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보면 국내 경기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살아나는 경제 지표

하지만 경기 회복을 얘기하기엔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민간소비가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는데다 수출이 언제 꺾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 1.1%의 전부가 건설투자에 의한 것”이라며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기여도는 0.2%포인트에 불과했고 순수출 기여도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는 수출 단가 회복의 영향 때문”이라며 “특히 5월 들어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악화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중對中 수출 증가율은 올 2월 28.7%를 기록한 이후 3월 11.9%, 4월 10.2%, 5월 7.5%로 둔화하고 있다. 게다가 대미對美 수출은 지난 5월 -1.9%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수출이나 건설투자가 흔들릴 경우 더블딥(단기 회복 후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불황을 탈출을 얘기하기엔 실업률이 매우 높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4월 청년 실업률은 11.2%로 2000년 이후 4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르바이트
공시족 등 숨은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23.6%에 달했다. 15~29세 청년 4명 중 1명은 실업자라는 얘기다.

불황 탈출, 실업 문제 해결해야

김정식 연세대(경제학) 교수는 “불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며 “실업률이 높은데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경기회복을 얘기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의 정책처럼 공공부문 일자리를 한시적으로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노사정 대타협을 통한 정규직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감소, 중소기업 기술력 강화를 통한 일자리 증가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비가 증가해야 한다. 반쪽짜리 회복세로는 깊게 빠진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얘기다.

경기 회복세가 체감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도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2.5%대였던 성장률이 3.0%대로 상승하는 게 지표상으로는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2.5%일 때나 3.0%일 때나 느껴지는 체감경기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는 “과거처럼 고도성장을 하지 않는 한 서민이 경기 회복세를 느끼는 건 쉽지 않다”며 “당분간 크게 나빠질 가능성도 낮지만 가파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경제의 불황 탈출은 아직 요원한 과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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