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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판알 튕기다 설자리 잃을라중소 증권사 M&A 실패 리스크
[258호] 2017년 10월 11일 (수) 06:36:20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 대형 증권사에 이어 중소형 증권사의 인수·합병(M&A)이 줄을 잇고 있다.[사진=뉴시스]

증권업계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증권사 위주로 사업이 재편되고 있어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수·합병(M&A)이 거론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격이슈, 외부요인 등으로 매각이 엎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사이 중소형증권사의 입지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증권업계가 또 흔들리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의 매각 이슈가 끊임없이 터지고 있어서다. 2012년, 2015년 매각을 추진했다가 고배를 마신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은 이번에도 불발에 그쳤다. 매각 희망 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사실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2012년 매물시장에 처음 등장했던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번번이 가격 때문에 매각에 실패했다. 2012년 이 증권사의 희망 매각가격은 5000억원 이상. 하지만 때마침 불어닥친 한파의 영향으로 아이엠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애플투자증권(2014년 자진 청산), 리딩투자증권(2016년 매각) 등 고만고만한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매각에 실패했다.

2015년 두번째 매각이 추진됐지만 시장가격이 희망가격에 한참 못 미치면서 막을 내렸다. 삼수째인 이번 매각은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지난 4월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등 대부업을 기반으로 덩치를 키운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높은 희망 가격에 무산된 매각

하지만 이번에도 매각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3500억원을 제시한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대주주인 LG네트웍스는 4000억원 이상을 요구했고, 매각은 실패했다. [※참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G&A사모펀드(지분율 84.58%)다. 이 사모펀드의 지분 98.8%는 LS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S네트웍스가 그동안 이베스트투자증권에 47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며 “배당을 제외하고도 4000억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매각이 무산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번번이 가격차를 이유로 매각이 실패하면서 대주주의 매각 의지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인수 주체가 나온 상황에서도 매각이 불발돼 앞으로의 매각 작업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그룹과의 매각 실패 이후에도 매각 논의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매각 작업은 대주주은 G&A사모펀드가 맡고 있어 구체적인 계획이나 내용은 알지 못 한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 매각 작업도 오리무중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1조원이라는 높은 가격 탓에 매각이 무산됐다. 그 이후 하이투자증권은 희망퇴직·점포 합병 등 경영효율화를 통해 몸집을 줄였다. 장부가격을 7362억원에서 4534억원으로 줄이고 매각 방식도 공개매각 방식에서 프라이빗딜(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했다.

몸값이 떨어지자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방금융지주 중 증권사를 보유하지 않은 DGB금융그룹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DGB금융그룹에 비자금 조성 의혹이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매각 작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우리은행이 아예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이투자증권의 올 2분기 순이익이 -163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하면서 인수 매력도 떨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DGB금융그룹은 당장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처벌을 받게 되면 증권사 인수 계획은 당분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생각하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격은 4100억원 수준으로 희망 가격과 여전히 차이가 있다”며 “매각 작업이 길어지면서 실적도 나빠져 메리트가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DGB금융그룹의 요구로 소프트 실사도 이뤄지는 등 매각이 이뤄지는 듯 했다”며 “하지만 DGB생명에 비자금 이슈 등이 발생하면서 더 이상의 진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소형 증권사의 숱한 매각 불발이 업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기둥뿌리가 흔들리면서 ‘증권업계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증권사의 힘이 더욱 강해질 거라는 우려다.실제로 증권업계의 양극화는 상당히 진행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증권사(53개)가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9446억원이다.

이 중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 5곳이 차지하는 하는 비중은 45.8%(4327억원)에 달한다. 범위를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중대형 증권사 10곳으로 확대하면 7329억원으로 전체의 77.5%를 차지한다. 게다가 정부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투자은행(IB)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어 중소형 증권사의 소외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끊임없이 터지는 매각 불발 이슈

전문가들이 중소형 증권사의 M&A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초대형 증권사 위주로 재편성되면서 중소형 증권사가 설 자리가 계속해서 좁아지고 있다”고 “증권업계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형 증권사는 특화된 부문을 강화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와 M&A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일부 기관투자 위주의 영업과 자기매매로 수익을 올리는 무늬만 증권사인 금융회사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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