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어닝쇼크에도 주가 뛴 이유

어닝쇼크가 4분기 실적 시즌을 뒤흔들고 있다. 현대차는 분기 실적 1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의 20%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실적과 밀접한 관계인 주가는 어닝쇼크에 놀라지 않았다.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줄줄이 꺼내는 사이 국내 증시는 흥미로운 행보를 보였다. 더스쿠프(The SCOOP)가 4분기 어닝쇼크에 숨은 요인을 살펴봤다.

▲ 주요 기업들이 4분기 어닝쇼크를 냈지만 코스피는 훈풍을 탔다.[사진=뉴시스]

국내 증시 강세를 이끌던 상장기업들이 줄줄이 어닝쇼크를 내고 있다. 재계 순위 2위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7752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4.1% 감소한 실적이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조12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쳤다. 연간 기준으로는 4조5747억원. 추정치이긴 하지만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4조원대까지 떨어진 건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4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시장 컨센서스인 2564억원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이다.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각각 3311억원, 2204억원에 그쳐,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기업 실적은 주가에 연동하게 마련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어닝쇼크를 냈으니 주가도 뒷걸음칠 게 뻔하다. 그런데 국내 증시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1월 29일 코스피는 2598.19로 장을 마쳤다. 4일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이자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30일 하향세로 돌아섰지만 주가 상승 탄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실적과 주가가 ‘역의 관계’를 띤 건 시장이 신통치 않은 4분기 실적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분기 어닝쇼크는 연간 누적된 비용을 마지막에 집중적으로 반영하는 회계 관행이 원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기도 하다. 박춘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년간 4분기 실적 전망은 10% 이상 하향 조정되곤 했다”면서 “지난해 전망 하향 조정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실적은 나름 선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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