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네꼭지로 본 세계
부진한 혁신 전기차 종목 주가
韓 빼고 아시아 투자 늘리는 日
일본산 부품 많은 애플 비전프로
글로벌 집값 반등 신호 켜졌나

리비안의 올해 실적 전망은 어둡다.[사진=뉴시스]
리비안의 올해 실적 전망은 어둡다.[사진=뉴시스]

[리비안ㆍ루시드 주가 급락]
테슬라 같지 않은 테슬라 대항마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와 리비안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한때 ‘테슬라 대항마’로 투자자의 주목을 받았지만, 전기차 판매량 둔화로 실적 성장세가 꺾인 탓이다. 

2월 28일(현지시간) 리비안 주가는 주당 11.0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들어 하락률은 46.45%로 사실상 반토막 났다. 루시드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22.17% 떨어졌다.

두 회사가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가 문제였다. 리비안은 올해 생산량을 전년(5만7232대) 대비 소폭 낮춘 5만7000대로 전망했다. 로버트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 인도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 수요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금리인상에 따라 매월 지불해야 할 자동차 할부금 부담이 커진 게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루시드는 올해 생산량을 9000대로 전망했다. 전년(8428대) 대비 생산량을 늘리긴 했지만, 증가율은 6.8%에 머물렀다. 루시드의 피터 롤린슨 CEO는 “생산에는 제약이 없지만 판매는 문제”라며 “올 한해 잠재적 고객을 찾기 위한 영업활동에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한때 기존 완성차 업체를 넘어설 만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리비안은 2021년 11월 뉴욕증시에 데뷔하자마자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시가총액을 앞지르기도 했다. 시장이 고성능 전기차의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로벌 경기 침체란 복병을 만나면서 이들의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기차 스타트업은 다른 업체에 비해 시장의 갑작스러운 냉각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면서 “산업 둔화를 견뎌낼 다른 사업이 부재한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일본, 對아시아 투자 늘렸지만…]
日 기업, 한국 투자액 ‘반토막’ 


일본 기업의 해외 투자가 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월 26일 국제수지 관련 통계를 국가·지역별로 비교한 결과, 지난해 일본 기업의 아시아 전체 투자액은 17조3000억엔(약 153조3212억원)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국면이 시작하던 2020년 투자 규모(9조엔·약 79조6680억원) 대비 1.9배 늘어난 규모다. 일본 기업들이 코로나19를 딛고 일어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본 기업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아시아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렸지만 한국은 예외였다.[사진=뉴시스]
일본 기업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아시아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렸지만 한국은 예외였다.[사진=뉴시스]

일본 기업 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싱가포르다. 2019년 3조3133억엔(약 29조3618억원)에서 2023년 10조8543억엔(약 96조1886억원)으로 3.3배 증가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기업 간의 연구ㆍ개발(R&D)을 장려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정책을 펼친 덕분에 싱가포르가 R&D 집적지로 변하면서 투자가 늘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싱가포르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헬스케어 등의 기업이 세계에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업은 베트남 투자도 같은 기간 4009억엔(약 3조5526억원)에서 8333억엔(약 7조3845억원)으로 2.1배 늘렸다. 싱가포르에 이어 2번째로 높은 투자 증가율이다. 베트남은 국민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일본보다 10세 이상 젊고,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풍부한 노동력이 경제를 끌어올리는 ‘인구 보너스’ 현상이 투자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 기업의 대한對韓 투자금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9년 4093억엔(약 3조6271억원)에서 2023년 2169억엔(약 1조9221억원)으로 47% 줄었다. 투자 증가율은 10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재인 전 정권이 실시한 소재·부품의 ‘탈脱일본’ 정책 등의 영향이 남아있는 점, 경제 한파로 한국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부진했던 점이 일본 기업이 한국에서 눈을 돌린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애플 비전프로 뜯어보니]
일본 부품 수두룩… 수혜는 글쎄 


애플이 지난 2월 2일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Vision Pro)’.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처음 선보이는 신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런 비전프로를 분석한 결과, 일본산 부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론칭한 ‘비전프로’의 부품 중 42.0%가 일본산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시스]
애플이 론칭한 ‘비전프로’의 부품 중 42.0%가 일본산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시스]

2월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자기기 분석회사 포멀하우스테크노솔루션과 함께 비전프로 부품 300여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애플이 비전프로에 사용한 부품의 국가별 비중은 일본 42.0%, 한국 13.0%, 대만 9.0%, 중국 7.0%, 미국 6.0%였다. 생산 국가를 확인할 수 없는 부품은 23.0%였다.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 15(MAX 기준)의 경우 일본산 부품의 비중이 10.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아이폰 15의 한국산 부품 비중은 29.4%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비전프로 론칭으로 3D의 세계가 열렸다”면서 “카메라 등에 강점이 있는 일본 기업들의 광학기술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비전프로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전프로의 초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어서다. 비전프로(256GB)의 판매가격이 3500달러(약 465만원)로 고가라는 점, 그럼에도 성능은 소비자의 기대치를 한참 밑돈다는 점이 나쁜 영향을 미쳤다.

미국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지난 2월 15일(현지시각) “비전프로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무거운 기기(600~650g) 탓에 불편함, 두통, 눈의 피로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글로벌 주택 가격 상승]
10년 만에 부동산 침체 ‘변곡점’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글로벌 집값에 반등 신호가 잡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월 25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37개국의 지난해 3분기 명목 주택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2.1%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부동산 시장이 10년간 이어진 침체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FT는 “선진국을 강타한 광범위한 집값 하락세가 대부분 진정됐다”며 “경제학자들이 10년 만에 가장 심각한 부동산 침체가 전환점을 맞았다고 예측한다”고 전했다.

시장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앤드루 위샤트 캐피털이코노믹스 부동산 이코노미스트는 “최신 데이터는 대부분 국가에서 주택 가격 하락이 바닥을 쳤음을 시사한다”며 “집값 조정이 충분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근 글로벌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뉴시스]
최근 글로벌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뉴시스]

글로벌 집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2022년 말 직격탄을 맞았다. OECD 회원국의 주택 가격은 2022년 말 전 분기 대비 0.6%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금리 하락이 주택 가격 상승세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선진국의 주택가격은 대부분 상승하거나 안정세를 보였고, 일부 국가도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실제로 경제와 고용이 탄탄한 미국의 집값은 지난해 11월까지 5.2% 상승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주택 가격도 상승세를 기록했고, 유럽도 지난해 9월까지 3개월간 0.8% 상승하며 연초 대비 오름세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FT는 “미국ㆍ호주ㆍ영국 등 일부 국가의 부동산 시장은 예상하지 못한 회복력을 보였다”면서도 “OECD 이외의 일부 국가 상황은 다르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이다. FT는 “극심한 부동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은 지난 2년간 집값이 7% 정도 빠지면서 투자 수요가 대부분 사라졌다”며 “앞으로 2년 동안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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