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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쿠팡 14년 만에 첫 흑자
매출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나
누적 적자·주가 반토막 등 숙제 많아

쿠팡이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2010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미래 성장성도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누적 적자, 반토막 난 주가, 국적 딜레마 등 여전히 증명해야 할 것들도 존재한다. 쿠팡이 풀어낸 것과 아직 풀어내지 못한 숙제를 알아봤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22년 6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행사장 근처를 걷고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22년 6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행사장 근처를 걷고있다. [사진=연합뉴스]

■ 풀어낸 숙제=쿠팡이 드디어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달성했다. 쿠팡이 지난 2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65억6100만 달러, 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51%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3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흑자다. 연간으로 보면, 2023년 매출은 243억83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0%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억7300만 달러를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쿠팡은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의구심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다른 통계도 좋아졌다. 지난해 4분기 전체 사용자 수는 21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고, 활성 사용자 수도 전 분기보다 60만명 증가했다. 활성 사용자 1인당 매출은 312달러로 전 분기보다 3% 증가했다.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 회원 수가 지난해 말 14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27% 늘어난 결과다. 


해외 진출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2021년 6월에 일본, 7월에 대만에 진출했다. 퀵커머스 형태로 진출한 일본에서는 2년 만에 철수했지만, 한국과 같은 로켓배송을 앞세운 대만에선 성과를 내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2년 10월 대만 로켓배송을 출시한 이후 대만 고객과 매출은 지난해 2분기에만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 풀어야 할 숙제=그럼에도 쿠팡 앞에는 여전히 누적 적자 해소, 공모가 절반인 주가, 국적 딜레마란 숙제가 놓여있다. 물론 기업의 누적 적자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상장 이전이라면 투자를 받으면 되고, 상장 이후라면 증자를 꾀할 수 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상장 이후엔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했다. 

그런데 쿠팡이 대만에서처럼 어마어마한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한 로켓배송 형태로 다른 지역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쿠팡이 주장하는 이른바 ‘계획된 적자’가 대만 등에서도 이어져도 이해관계자와 주주들이 인내심을 보일지 알 수 없어서다. 김범석 의장이 콘퍼런스콜에서 “대만에서는 한국보다 더 빨리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 이유다.

누적 적자 문제는 지지부진한 주가와 소액주주들의 반응과도 직결돼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9월 “쿠팡이 소액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과 주주대표소송을 제기당했다”면서 “뉴욕남부지방법원이 쿠팡에 제기된 여러 소송을 병합하고, 대표 원고로 뉴욕 공무원연금을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쿠팡은 지난 2021년 3월 11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사진=뉴시스]
쿠팡은 지난 2021년 3월 11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사진=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주주들은 쿠팡의 불공정 거래, 알고리즘 개입, 물류창고 내 안전 문제 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쿠팡 주가는 2021년 3월 11일 상장 이후 65.15% 하락한 상태다. 

국적 논란도 있다. 쿠팡은 국내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 집단을 지배하는 총수(동일인) 격인 김 의장이 미국 국적이라서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이 됐다. 

그런데 플랫폼법 등 새로 만들어질 규제나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도 쿠팡이 이런 유리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실제로 플랫폼법을 두곤 국내 기업의 역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 상품 판매 계약에 관한 유엔협약(CISG) 등 국제법에 따르면 기업의 국적은 개인의 국적을 판별하는 규칙과 유사하게 작용한다. 한국 쿠팡을 소유한 쿠팡INC는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뉴욕증시에 상장한 기업이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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