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어두운 지표들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소비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소비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투자위축·고용부진에 이어 소비침체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96을 기록했다. 전월(99.5) 대비 3.5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지난해 2월(93.9)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수입·경기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경기 전망도 어둡긴 마찬가지였다. 6개월 전보다 지금 경기가 좋은지를 판단하는 현재 경기판단 CSI는 62로 나타났다. 6개월 후 경기가 지금보다 좋아질지를 예상하는 경기전망 CSI는 72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전월 대비 5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현재 경기판단은 지난해 3월(59) 이후, 경기전망은 지난해 2월(70) 이후 최저치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3.0%가 현재 경제적 상태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8.4%는 ‘지난해 보다 올해의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했다’고 인식했다. 소득 늘어날 거라는 기대도 크지 않았다. 2019년 가계 실질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24.1%에 불과했다.

내년 소득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28.6%)보다 4.5%포인트 적었다. 대부분 소비자 지표가 악화하거나 정체됐지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한 것도 있다. 가계부채 전망이다. 11월 가계부채전망 CSI는 102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금리인상 기조로 부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인식이 불안한데다 부채 증가 가능성까지 높으니 소비자는 당연히 지갑을 닫았다. 소비지출 전망 가운데 1년 사이 가장 큰폭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여행비 지출전망 CSI로 지난해 11월 97에서 올해 11월 89로 8포인트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의류비 지출전망 CSI는 6포인트 하락했다. 흥미로운 건 웬만한 불황에도 줄어들지 않던 교육비 지출전망 CSI도 11월 101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108) 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는 점이다. 2008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경제가 ‘투자부진→고용부진→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침체에 빠져들었다는 분석이 비관론자들의 푸념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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