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국면에선 가벼워진 지갑으로 할 수 있는 게 점점 줄어든다. 5000원에 김밥 두줄을 사먹는 건 이제 옛말이 됐다. 자장면은 7000원을 넘었고, 비빔밥은 1만원으로도 사먹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뜨거운 김을 후후 불며 넘겨야 하는 라면뿐이다.라면 열풍이다. 각종 라면 먹방과 라면 조리법 영상이 국경을 넘나들며 유튜브와 SNS에 넘쳐난다. 그 덕에 라면 판매액은 2021년 1조8268억원에서 2022년 2조2737원으로 증가했고, 라면 수출 실적도 훌쩍 뛰어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미국의 호황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낮췄다. 한국은 기업대출과 기업 파산신청이 늘고 기업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내년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내년 경제를 끌어내리고 있는 소비 실종의 악순환을 알아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도 살펴봤다. ■ 한미 결정적 차이=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는 이유는 여전히 미국 경제가 뜨거워서다. 미 상무부가 11월 마지막 주에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0.3%포인트 상승한 5.3%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가계빚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 1월 시작한 부동산 연착륙 정책, 시중 금리 인하 유도 정책의 결과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에 한창인데, 우리는 왜 거꾸로 가는 걸까.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통위의 올해 회의록을 토대로 긴축 효과가 실종된 이유와 그 영향을 알아봤다. ■ 가계 빚의 명암=한국은행이 지난 21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에 카드대출 등 판매신용을 합친 게 가
치솟은 물가에 밥을 해 먹기도, 사 먹기도 부담스러운 시절이다. 간장, 햄, 케첩, 우유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1년 새 두자릿수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32개 주요 가공식품 중 23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그중 12개 품목의 인상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 건 ‘햄’이었다. 10월 기준 햄 10g당 가격은 336원으로 전년 동월(244원) 대비 37.7% 껑충 뛰었다. 케첩(100g당) 가격은 36.5%(482원→658원), 된장(100g당) 29.6
깊어지는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지표로 드러났다. 가구주 5명 중 1명은 1년 전보다 소득이 감소했고, 성인 10명 중 6명은 ‘아무리 노력해도 계층 간 이동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의 핵심 내용이 이랬다. 사회조사는 전국 만13세 이상 가구원 3만6000명을 대상으로 2년 주기로 실시한다. 총 10개 부문 중 홀수해인 올해엔 복지‧사회참여‧여가‧소득소비‧노동 등 5개 부문을 조사해 발표했다. 짝수해엔 가족‧교육훈련‧건강‧범죄안전‧생활환경 등 5개 부문을 조사한다. 먼저 소득소비 부
택시ㆍ버스에 이어 지하철 요금까지 오른다. 여기에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이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7일 첫차부터 지하철 기본요금을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한다. 당초 300원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고물가 등을 고려해 1차로 150원을 인상하고 내년 하반기에 150원을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서울시는 청소년ㆍ어린이 요금도 인상한다. 각각 800원, 500원으로 80원, 50원 올리는데, 청소년ㆍ어린이 요금을 조정하는 건 2007년 이후 16년 만이다. 정기권(30일 내 60회) 요금도 5만5000원(
지난봄, ‘천원의 아침밥’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스컴에 오르내렸다. 학생이 단돈 1000원만 내면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천원의 아침밥’은 201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했다. 그러던 올해 고물가로 밥값 걱정을 하는 청년들이 증가하면서 다시 높은 관심을 받았다(표❶).이 사업이 등장한 배경엔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 청년 둘 중 하나는 주린 배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아침식사 결식률(2021년 기준 19~29세 결식률 53.0%·질병관리청)을 해결하고, 해마다 줄어드는 쌀 소비량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언급했듯 고물가 영향으로 외
최저임금위원회가 19일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5% 인상한 9860원으로 결정했지만, 찬반 논쟁이 식을 줄 모른다. 우리는 ‘최저임금의 경제학➊ 실업’ 기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찬반 진영의 경제적 근거를 검증해봤다. 이번엔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 찬반론을 검증했다. ■ 임금인상→물가상승=최저임금 인상 반대론자들은 근로자의 임금이 높아지면, 고용주가 채용을 줄여 실업이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상장회사의 경우엔 임금 지출이 커지면, 회사의 이익이 줄어 주주가 피해를 입는다는 논리도 편다. 아울러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물가가 상승해 기업
직접 선물을 주고받는 대신 모바일로 선물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1000명에게 기념일에 모바일 선물하기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한 것 같냐고 묻자, 10명 중 8명(87.8%)이 ‘그렇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구매하는 모바일 선물은 ‘제품 교환권(87.4%ㆍ복수응답)’이었다. 다음으로 ‘금액형 상품권(50.0%)’ ‘배송 상품(42.6%)’ 등의 순이었다. 모바일 선물하기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구입ㆍ선물에 시ㆍ공간적 제약이 없다(50.9%ㆍ복수응답)’ ‘상대방의 위치나 주소
# 한끼 2만~4만원. 패밀리 레스토랑 뷔페가 프리미엄 옷을 입으면서 이전보다 더 비싸졌다. 공교롭게도 이렇게 비싸진 뷔페가 ‘고물가 국면’에서 부활의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밥 먹고, 차 마시고, 술 한잔하는 데 점점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니 그럴 바엔 뷔페에서 한번에 해결하자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물가가 하락했을 때 뷔페가 어떤 전략을 취하냐다. # 직장인 김선혜씨는 최근 퇴근 후 친구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뷔페를 이용하러
# 물가는 늘 속절없이 치솟았고, 그때마다 민생은 괴로웠다. 가벼워진 지갑으로 할 수 있는 건 점점 줄어들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식료품ㆍ가공식품 가격을 비롯해 외식비ㆍ교통요금 등 서민들의 삶과 밀접한 50개 품목의 물가를 분석한 결과를 보자. 현재의 물가를 2010년과 비교해보니, 13년 새 50개 품목의 물가는 46.2% 상승했다. 체감물가와 밀접한 가공식품은 61.7%나 치솟았다. 물가지수 상승률 28.7%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물가를 치솟게 만든 원인이 무엇이냐는 거다. 전통적 경제학을 그대로 따르면
퀴즈를 풀면 적립금이 쌓인다. 걸을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된다. MZ세대가 고물가 시대를 사는 방법이다. 절약이라곤 모르고 살던 그들은 태어나 처음으로 경제적 위기를 직감하고,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아끼던 이전 세대들과 달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재미를 찾는다. 짠테크, 소비 제로, 무지출 챌린지….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빅데이터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인데, 소비절약 키워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데다 고물가·고금리 국면마저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
냉면 한 그릇 1만6000원, 비빔밥 1인분 1만원. 고물가가 그려낸 외식 가격이다. 서민음식이라 불리던 자장면마저 평균가격 70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갑 가벼워진 서민들이 기댈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가격을 끌어올리는 식당들을 탓할 수도 없다. 자영업자들도 고물가에 시름하고 있는 건 우리와 똑같아서다.# 평소 ‘냉면 마니아’라 자칭하는 김준섭(가명)씨는 최근 가족과 동네 맛집으로 통하는 한 냉면집을 방문했다. 아내, 아이와 나눠 먹으려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각각 곱빼기로 주문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냉면
무섭게 치솟는 물가 탓에 매달 카드결제일이 다가오는 걸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가공식품 오름세는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고, 신선식품 가격도 예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비는 또 어떤가. 지갑 열기가 머뭇거려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분기부터 5%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표➊).40대 주부 김윤정(가명)씨는 요즘 장을 보며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남편과 아이까지 3인 가족인 그의 가계부를 1년 전과 비교해보면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가 장을 볼 때마다 빼놓지 않고 사는 품목들을 중
“이젠 7000원짜리 메뉴도 찾기 어렵다.” 외식 물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서비스물가지수는 4.2%(이하 전년 동월 대비) 올랐다. 200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그중에서도 외식물가가 9.0%나 올랐는데, 1992년 7월(9.0%) 이후 처음 9%대 상승률을 찍었다. 외식물가는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 4월 6.6%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5월엔 7.4%, 6월부터 8월까진 각각 8.0%, 8.4%, 8.8% 올랐다. 그러다 9월 급기야 9%대에 진입한 거다(표❶). 품목별로는 햄버거
2060년 1인당 나랏빚 1억원 훌쩍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으면 2060년엔 국민 1인당 부담해야 할 나랏빚이 1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상훈(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추계한 ‘2022~2070년간 국가채무 장기전망’ 결과다.이 전망에 따르면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으면 국가채무는 2040년 2939조1000억원으로 연간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선다. 이후 국가채무는 2050년 4215조1000억원, 2060년 5624조7000억원, 2070년
꼬꼬경 파트❶에서 봤듯 시장에 돈을 마구 푼 대가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점이다. 이제 7000원짜리 점심밥을 찾는 게 일이 됐고, 영화 한편에 팝콘을 먹으려고 해도 2만원을 각오해야 한다. 더스쿠프가 2008년과 2022년 중소기업 3년차 직장인 성욱씨의 하루를 비교해봤다.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 노성욱씨. 친구들과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그는 좁은 문을 끝내 뚫지 못하고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 취업에 성공했다. 그게 2006년이니 벌써 3년차다. 그는 취업과 동시에 회사 근처에 작은 원
최대폭 인상에도벌써 추가인상론정부가 6월 27일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1㎾h당 5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연간 연료비 조정단가를 기존 ‘㎾h당 ±3원’에서 ‘㎾h당 ±5원’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보고, 그 틀에서 최대치로 인상했다.이번에 조정한 연료비 단가를 적용하면 7월부터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은 월 1535원 오른다. 급등하는 연료비 탓이긴 하지만, ‘전기요금을 동결하겠다’는 공약과 ‘전기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약속은 깨졌다.문제는 연료비 단가를 인상하더라도 한국전
5월 9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첫 과제는 ‘물가 안정’이다. 무섭게 치솟은 물가 탓에 서민들의 곡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어서다.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이 치솟고, 경유 가격은 1L당 2000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여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듯한데, 이 무서운 물가 상승세를 막을 만한 정책이 있을까.# 분식집에서 파는 튀김만두를 즐겨 먹는 A씨. 얼마 전 튀김만두를 한입 베어 물었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남은 조각을 보니, 튀김만두 속이 예전과 다르게 허전했다. 속 재료인 당면이 눈에 띄게 줄어든 거다. A씨의 아내도 맞장
‘고물가 바람’의 길은 예상대로였다. 소주와 맥주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지난 2월 23일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가를 7.9%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무학(좋은데이·화이트)과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가 차례로 소주 출고가를 끌어올렸다. 최근엔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국산 맥주 제품 출고가를 7.7% 올렸다.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시간문제라는 의미다.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 가격 인상 행렬은 주류업계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장바구니 물가를 비롯해 외식비 등 먹거리 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공공요금뿐만 아니라 개인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