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검사기관, 국토부 뒤에 숨은 이상한 ‘철밥통’
타워크레인 검사기관, 국토부 뒤에 숨은 이상한 ‘철밥통’
  • 김정덕 기자
  • 호수 340
  • 승인 2019.06.03 08:23
  •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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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괜찮나
준정부기관으로 인사제약 많지만
이해관계 얽힌 업계 사장도 임원직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의 안전을 점검하는 기관이다. 주무부처는 국토교통부다. 준정부기관이기 때문에 인사 제약이 많다. 무엇보다 이해관계가 얽힌 이는 채용할 수 없다. 주무부처 공무원과 유대관계도 맺을 수 없다. 그런데, 이 기관은 그렇지 않다. 주무무처 공무원이 임원으로 앉아있었고, 이해관계가 차고 넘치는 업계 사장도 임원직을 달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았지만 달라진 게 별로 없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토부 뒤에 숨은 안전점검기관의 실태를 취재했다. 

안전관리원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숱하게 많은 지적을 받았지만 시정한 게 거의 없다.[사진=뉴시스]
안전관리원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숱하게 많은 지적을 받았지만 시정한 게 거의 없다.[사진=뉴시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국토교통부 출신들이 간다. 대한민국 타워크레인 안전이 담보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설립 초기 이사들이 지금까지도 십수년간 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사회가 비상임이사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을 선임하고, 임원추천위원회가 이사장을 선임한다. 관리원이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겠나.”

지난해 10월 이용호(무소속) 의원과 김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내용들이다. 이들이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안전관리원)의 운영구조를 지적한 이유는 단 하나다. 안전관리원 운영구조가 타워크레인 사고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먼저 안전관리원이 어떤 곳인지부터 보자. 안전관리원은 1997년 건설기계 안전검사를 위해 설립됐다. 1983년 대한건설기계협회가 이 업무를 대행하다 별도조직으로 분리했다.[※참고 : 당시 대한건설기계협회장이 안전관리원 이사장을 겸임하게끔 돼 있어, 건기협회장이던 고故 이상달 전 회장(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인)이 2008년 사망 전까지 초대 이사장직을 유지했다.]

2008년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으로 타워크레인이 건설기계로 분류되자 안전관리원은 타워크레인 검사대행을 시작했다. 2014년엔 3t 미만 타워크레인의 일괄 등록을 추진해 이들의 검사대행은 물론 제원표 작성 등을 지원했다. 타워크레인의 안전을 검사하는 곳은 안전관리원 외에도 5곳(대한산업안전협회ㆍ한국안전기술협회ㆍ한국산업안전검사ㆍ한국산업안전ㆍ케이아이기술)이 더 있다. 6곳 모두 사실상 민간업체였다. 

검사 신뢰도 떨어질 수밖에

하지만 안전관리원의 성격은 조금 달라졌다. 2015년 6월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된 안전관리원은 2018년 2월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국토부가 안전관리원에 건설기계 안전검사 총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올해 2월엔 준정부기관으로 승격됐다. 

이 때문에 안전관리원은 몇가지 제한을 받게 됐다. 첫째, 공적 업무인 안전검사를 대행하는 곳이니 이해관계자가 끼어 있으면 안 된다. 둘째,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니 해당 부처 공무원과 어떤 유대관계를 맺어서도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안전검사는 객관성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15년 안전관리원이 공직유관단체으로 지정된 후, 인사혁신처가 안전관리원을 ‘퇴직공직자 취업제한대상’으로 고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안전관리원은 이용호ㆍ김철민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건설기계임대업체ㆍ정비업체 대표나 국토부 출신 공무원들이 이사(비상임)에 재직했다. 심지어 현직 공무원, 특히 안전관리원 업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국토부 건설산업과 현직과장까지 이사로 등재됐다. 안전관리원 정관에 ‘국토교통부장관이 지정하는 소속공무원 1인’을 이사로 둔다는 말도 안 되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는 안 된다는데도 안전관리원 정관에 따라 보직을 맡은 셈이다.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바에 따르면 안전관리원은 2015~2017년까지 비상임이사 1인당 순금카드(80만원 상당), 공기청정기, 굴비세트 등을 명절선물로 제공했다. 회의수당은 별도다. 국토부의 산하기관 관리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관계자는 “안전관리원의 임원 구성에 객관성이 없고, 타워크레인 검사 인원도 고작 10명뿐인데 건설기계 안전검사 총괄기관으로 지정돼 준정부기관이 됐다”면서 “3t 미만 타워크레인의 등록 지원 시 해당 타워크레인의 이력을 제대로 확인하고 제원표를 만들어줬을지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현직 공무원 횡설수설

더욱 큰 문제는 안전관리원이 이런 구조를 개선할 의지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안전관리원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부적절한 인사로 지적을 받은 비상임이사들이 여전히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 현직 공무원도 여전히 비상임이사로 등재돼 있다. 더스쿠프 취재팀이 해당 공무원에게 진위를 묻자, 그는 횡설수설하다가 말을 끝냈다. [※ 참고: 독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1문1답으로 정리해본다.] 

 

취재팀 : “안전관리원 비상임이사로 등재된 사람이 맞나요?” 
공무원 : “아닙니다. 교통안전복지과에 있다가 건설산업과로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도 안 됩니다. 더구나 안전관리원은 국토부 산하기관 아닙니까? 업무의 특성상 갈 수도 없습니다.” 
취재팀 : “공시에 해당 공무원이 교통안전복지과장을 역임한 것으로 돼 있는데요?“ 
공무원 : “그럼 제가 맞네요. 이 자리(건설산업과장)에 온 후 여기저기 다니는 곳이 많다보니 헛갈린 것 같습니다.” [※참고: 안전관리원은 더스쿠프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고, 반론권도 행사하지 않았다.] 


안전관리원은 지난 5월 13일 정관을 개정해 현직 공무원을 비상임이사로 등재하는 조항을 없앴다. 더 이상 현직 공무원이 비상임이사로 등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관리원은 이사로 등재돼 있는 국토부 출신이나 업계 관계자, 조직 내에 포진해 있는 국토부 출신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안전관리원이 공공기관으로서, 건설기계 안전검사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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