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황당 답변 “우리 지역에 풋살장이 있어요?”
지자체의 황당 답변 “우리 지역에 풋살장이 있어요?”
  • 김다린 기자
  • 호수 347
  • 승인 2019.07.18 14: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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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살장 관리·감독권 지자체에 있어
하지만 법령 미비 이유로 책임 회피
풋살장 있는지 모르는 지자체도 있어
안전 관련 자료 받은 대전 중구청 측
“시설 구조 확인하기 위해 구조계산서 받아”

신고조차 되지 않은 풋살장이 많다. 시설의 안전을 담보할 구조계산서도 제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를 관리ㆍ감독해야 할 지자체는 황당한 주장만 늘어놨다. ‘법령 미비’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지자체도 숱했다. “우리 지역에 풋살장이 있었나”라며 되묻는 곳도 있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지자체의 황당한 답변들을 모아봤다. 

지자체가 수수방관하는 사이 풋살장의 안전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자체가 수수방관하는 사이 풋살장의 안전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니 축구’를 즐길 수 있는 풋살장은 치외법권 지역이다. 관련법이 전무한 데다 규정도 없다. 풋살장에서 경기를 즐기는 학생들이 사고에 노출되기 쉬운 이유다. 

법이 없다보니 관리ㆍ감독해야 할 주체 역시 뚜렷하지 않다. 대부분의 민간 체육시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감독 아래 놓이지만, 풋살장은 체육시설로 분류되지 않았다. 그밖에 체육시설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체육회’ 등도 “풋살장 시설 관리는 우리의 영역이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다. 물론 풋살장의 컨트롤타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풋살장의 안전관리 주체는 지자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자체 역시 자신들이 왜 풋살장의 안전을 관리해야 하는지 의문을 표했다. 

양천구청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풋살장처럼 규모가 작은 공작물은 축조 신고 대상이 아니다. 건축법 시행령 118조가 근거다.” 이 주장은 큰 문제다. 풋살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규제를 피해나갔다. 건축법 시행령 118조는 건축물이 아닌 공작물 중 지자체 신고가 필요한 여러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풋살 업계는 이 조건들 중 ‘높이 6m를 넘는 골프연습장 등의 운동시설을 위한 철탑을 풋살장 건축의 기준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6m 이상은 신고대상이 되니, 6m 미만의 철골을 세워 ‘신고 대상’에서 빠져나가는 식이었다.

전문가들은 풋살 업계의 해석을 두고 “조항 하나만을 근거로 빠져 나가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풋살장은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운동시설을 위한 철탑’이라고 단정하기엔 논쟁의 여지가 많다. 천장면까지 철골을 씌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풋살장을 단순 공작물이 아닌 구조물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은 이유다. 

실제로 풋살장을 ‘구조물’로 판단한 지자체도 있다. 대전시 중구 관계자는 “풋살장을 골프연습장의 철탑과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순 없는 일”이라면서 “시설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계산서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풋살장이 안전기준도 없이 지어졌음에도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지자체가 숱했다. 경기도 하남시청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사진으로 볼 땐 하중에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철골이) 헐겁게 박히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 건 없다.”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함으로써 화를 키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두고 내놓은 황당한 답변이었다. 관할 구역에 풋살장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지자체도 있었다. 풋살장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던 인천시 중구청 관계자는 “현장 취재를 가게 되면 상황을 공유해 달라”는 엉뚱한 반응을 보였다. 이곳에 둥지를 튼 풋살장의 개장일은 2017년이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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