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우리 아이들 뛰노는 풋살장이 위험하다
[단독보도] 우리 아이들 뛰노는 풋살장이 위험하다
  • 이윤찬 기자
  • 호수 347
  • 승인 2019.07.17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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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 풋살장 72곳 조사해보니…
72곳 중 94.5% 미신고 업체
구조계산서 제출 업체도 드물어
지자체들 “법 없어 관리 못한다”
수많은 풋살장이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수많은 풋살장이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소년의 어이없는 죽음 

“쿵….” 순식간이었다. 투박한 골대가 쓰러졌고, 소년이 깔렸다. 중학생이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소년은 이튿날 사망했다. 2019년 7월,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풋살장(반여저류시설)은 아수라장이 됐다. 

더 어이없는 건 ‘사고원인’이었다. 이 풋살장의 운영주체인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원래 골대가 지면에 고정돼 있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나사가 빠져있었다”면서 “정확한 과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풋살장의 허술한 시설이 소년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얘기다. 소년의 죽음, 그건 인재人災였다. 

# 안전사각지대의 덫  

해운대 사망사고는 예고된 참사였다. 대부분의 풋살장은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건물 옥상이나 땅바닥에 철골을 대충 세우고, 철근 지붕에 그물망을 어설프게 얹어도, 누구 하나 탓하는 이가 없다. 풋살장을 명확하게 규제하는 법과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안전 가이드라인도 없다. 당연히 지자체에 신고를 마친 풋살장도, ‘구조계산서’를 제출한 풋살장도 거의 없다. [※참고 : 구조계산서란 구조기술사가 법에 따라 시설의 구조 안전성을 설계하고 확인·승인하는 서류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자체에 제출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전국의 실외 풋살장 72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자체에 신고한 풋살장은 5.5%(4곳)에 불과했다. ‘시설물 안전의 보루’ 구조계산서를 제출한 풋살장의 비율도 같았다. 나머지 94.5%(68곳)의 풋살장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멋대로 지어졌다는 얘기다. 

# 황당한 주장들 

그럼에도 지자체는 황당한 주장만 늘어놨다. 서울시 관계자는 “풋살장은 바닥을 포장하고, 잔디를 깔고, 울타리를 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면서 되레 큰소리를 쳤다. 

강남구청 측은 이상한 논리를 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지붕을 덮어야 건축물이다. 따라서 풋살장은 지자체에 신고를 해야 하는 건축물이 아니다.” 

관할구역에 풋살장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지자체도 있었다. 인천시 중구청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 풋살장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면서 “주소를 알려 달라, 문제가 있다면 현장조사를 나가야 한다”고 뒷북을 쳐댔다. 

# VR방도 규제하는데…

풋살장의 안전을 담보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 된다. 야구장·축구장 등 체육시설의 안전을 규제하는 이 법엔 VR방도 포함돼 있지만 풋살장은 없다.

이 법의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지난 5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석춘 의원이 풋살장을 규제대상에 넣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수개월째 낮잠만 자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쓸모없는 정쟁政爭이 안전을 집어삼킨 셈이다. 

# 무서운 경고음 

서울 A풋살장이 현재 운영 중인 초등학생 대상 강좌는 10개다. 한 강좌당 인원은 14명. 140명의 학생들이 A풋살장에서 공놀이를 즐긴다는 얘기다.

풋살장의 수가 1000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린 학생을 위협하는 안전사고 리스크는 ‘임계치’를 넘어섰을지 모른다. 우리 아이들이 뛰노는 풋살장이 위험하다. 경고음은 이미 울렸다. 
이윤찬 더스쿠프 기자
chan4877@thescoop.co.kr
현장취재=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지자체 취재=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파트1] 옥외 풋살장 94.5%, 신고 없이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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