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혁신과 물가하락, 착한 디플레는 있는가
유통혁신과 물가하락, 착한 디플레는 있는가
  • 심지영 기자
  • 호수 356
  • 승인 2019.09.2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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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의 새로운 논쟁거리

디플레이션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저물가가 지속되는데다, 경기마저 신통치 않아서다. 물론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 지금의 저물가가 온라인 유통혁신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거다. 이를테면 ‘착한 디플레이션’이라는 건데, 과연 그럴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유통혁신과 물가하락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국내 온라인 거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심리지수는 별반 차이가 없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온라인 거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심리지수는 별반 차이가 없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상승이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태위태하더니, 8월엔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0.038%)로 떨어졌다. D의 공포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일부 전문가는 “지금의 저물가를 착한 디플레이션으로 볼 여지도 있다”며 정부의 주장에 맞장구를 쳤다. 착한 디플레이션이란 생산성 향상과 유통혁신이 제품 가격의 하락으로 나타났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타당성이 없지는 않다. 물가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 거래량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참고 :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상품판매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하면 당해 연도 상품물가 상승률은 0.08~0.10%포인트 하락한다. 2014~2017년 근원인플레이션율(실제 물가상승률에서 일시적인 공급충격의 영향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온라인 상품판매 비중 확대로 연평균 0.2%포인트 떨어졌다(BOK 이슈노트 2018-10호).]  

실제로 국내 온라인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온라인거래액은 2014년 45조302억원에서 지난해 113조7297억원으로 150% 증가했다. 2014년은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해다. 전체 소매거래 중 온라인거래의 비중도 커졌다. 2011년에는 비중이 11%대에 그쳤으나, 지난 7월엔 21.4%까지 치솟았다. [※참고 :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조사는 표본개편으로 인해 2017년 전후로 시계열 단절이 생긴다. 기사에 인용된 2017년부터의 거래액은 표본개편 후의 수치다.]  

 

문제는 온라인거래 확대로 인한 물가 하락이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했느냐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장(동덕여대 교수)은 “유통부문 경쟁 심화의 결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온라인거래가 늘고 있지만 전체 소매판매액은 증가하지 않았다. 파이가 커진 게 아니라 오프라인 거래가 온라인거래로 옮겨갔다는 방증이다. 새벽배송으로 신선식품까지 온라인 유통채널이 장악하면서 오프라인 판매액을 가져간 거다.”

실제로 소비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2014년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였다.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낮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말이다. 109를 기록한 당시엔 소비심리가 나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후 소비자심리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 8월 93까지 떨어졌다. 92를 기록한 2017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참고 :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꼽히는 최순실의 태블릿PC 보도가 쏟아지기 시작한 건 2016년 10월(지수 102)이다. 이후 소비자심리지수는 크게 흔들렸고, 2017년 1월 바닥(92)으로 떨어졌다. 같은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지수도 오름세를 보였다.] 

 

소비지출전망CSI 역시 추세가 비슷하다. 지난 4월 110을 찍은 뒤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 8월엔 전월 대비 2포인트 낮아진 10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 소비심리는 살아나기 힘들 공산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의 저물가를 착한 디플레의 결과물로 보는 건 무리가 따른다. 온라인 시장이 몸집을 키우는 동안 소비 욕구는 커지지 않아서다. 김소영 서울대(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높고 소득이 낮은데 착한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 디플레이션이 생겨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문제가 주된 요인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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