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올해도 ‘코리아패싱’ 하려나
산타, 올해도 ‘코리아패싱’ 하려나
  • 강서구 기자
  • 호수 368
  • 승인 2019.12.1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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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해지는 산타랠리

연말·연초 주식시장을 훈훈하게 덥히는 산타랠리는 올해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외변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국내 경기상황도 녹록지 않아서다.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성공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는 점도 투자자의 심리를 억누를 수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산타랠리 가능성을 취재했다. 

4.75%. 코스피시장의 현재(12월 11일 기준) 수익률이다. 올 1월 2일 2010.0포인트(종가 기준)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11일 2105.62포인트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19.43%(2만3346.25포인트→2만7884.50포인트), 나스닥종합지수가 29.76%(6665.94포인트→8659.26포인트)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18.62%)와 일본 니케이225지수(19.57%)의 상승폭도 훨씬 컸다.

무역분쟁의 중심에 있는 미중 양국보다 우리나라의 주가상승률이 더 부진했다는 거다. 그나마 코스피지수는 약과다. 코스닥지수는 1월 2일 669.37포인트에서 지난 11일 629.13포인트로 되레 떨어졌다. 당연히 올해 주식시장을 상저하고上低下高라고 내다봤던 증권사들의 전망도 보기좋게 깨졌다. 주요 증권사가 함께 제시했던 ‘2400포인트 달성’도 물 건너갈 공산이 커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성공했지만 변수는 여전하다.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기업 보조금 지급 금지 등 핵심 쟁점은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합의인 2단계·3단계 협상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중 무역전쟁의 종전은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7월 시작된 한일 무역갈등도 증시를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7월 1일 2129.74포인트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대중對中 추가관세 부과(8월 2일), 한일 무역갈등 격화 등 악재에 부닥쳐 8월 30일 1967.79포인트로 7.6%나 급락했다. 이 때문인지 올해도 산타랠리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참고 :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한 연말·연초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기대감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은 수급이다.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셀 코리아’를 외치고 있어서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5일까지 21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기록했다. 2015년 12월 2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인 이후 가장 길었다. 이 기간 팔아치운 국내 주식은 5조700억원을 웃돈다.

빗나간 2019 증시 전망

기간을 더 길게 잡아도 외국인 매도세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올해 하반기 113거래일(11일 기준) 중 순매수세를 기록한 날은 44일에 불과하다. 나머지 69일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는 데 급급했다. 하반기 외국인 투자자가 기록한 순매도 금액은 5조8750억원에 이른다. 대외변수와 국내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인투자자도 국내 증시를 외면하고 있다. 올 상반기 코스피시장에서만 297조3426억원을 기록했던 개인투자자의 매수 실적은 하반기(11일 기준) 251조1154억원으로 46조2272억원이나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7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1.75%→1 .25%) 인하했다는 걸 감안하면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효과도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물론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을 전망하는 목소리는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정점을 지났다”며 “순매도 강세 현상은 조금씩 힘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규모 대모 이후 순매수세로 돌아선 사례가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은 11~12월 중 바닥을 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의존하는 ‘천수답 시장’이라는 걸 감안하면 낙관은 금물이다. 12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수하리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이런 측면에서 또다른 낙관론인 ‘상장사 4분기 실적 반등론’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에프앤가이드는 4분기 상장사 217개(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낸 기업) 중 170개(78.3%)의 실적이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개선은 주가 상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4분기 실적반등론 다시 봐야

문제는 이익의 증가폭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상장사 217곳의 4분기 영업이익은 27조8706억원(12월 10일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27조9491억원) 대비 785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급격한 실적악화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건 맞지만 의미 있는 회복세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아서 나타난 기저효과일 수 있다는 얘기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실적 반등은 부진했던 지난해 실적이 반영된 기저효과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며 “바닥을 다져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회복 강도가 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4분기 실적에는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MSCI 지수변경,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 상장, 이익실현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면서도 “새로운 투자가 시작되는 내년까지는 의미 있는 매수세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꼬집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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