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흔드는 IMO 2020을 아시나요?
해운업계 흔드는 IMO 2020을 아시나요?
  • 고준영 기자
  • 호수 370
  • 승인 2020.01.02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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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황유 or 스크러버
당신 회사 CEO는 뭘 선택했는가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시작된다. 오래전 예고된 일이지만 IMO 2020이 불러온 변수와 리스크는 여전히 숱하다. 2020년엔 부활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던 국내 해운업계가 IMO의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선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해운업계에 변화를 몰고올 IMO 2020의 이슈와 변수를 살펴봤다. 

IMO 2020이 해운업계에 불러올 파장은 상당히 크다. 국내 해운업계에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알 수 없다.[사진=연합뉴스]
IMO 2020이 해운업계에 불러올 파장은 상당히 크다. 국내 해운업계에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알 수 없다.[사진=연합뉴스]

2020년을 맞이하는 해운업계엔 기대도 우려도 많다. 해운업계의 규칙과 질서를 흔들 만한 요인이 적지 않아서다.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변수도 숱하다. 그중 하나가 2020년 시작되는 환경규제인 ‘국제해사기구(IMO) 2020’이다. IMO 2020의 골자는 이렇다. “선박연료의 황산화물(SOx) 함유량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3.0%포인트 낮춘다.”

IMO 2020을 대하는 해운사들의 태도는 상당히 예민하다. IMO 2020을 단순한 환경규제로만 국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MO 2020을 대비해 어떤 플랜을 짜느냐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 간의 규모의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가격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IMO 2020 이후 유류비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도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IMO 2020 대비책을 놓고 저울질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간단해 보이지만 만만치 않은 문제다. 해운사들이 IMO 2020 규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첫째는 선박연료로 저유황유를 쓰는 방법이다. 저유황유는 말 그대로 황함유량이 적은 기름을 말한다. 단점은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데 고도화설비가 요구되는 데다, 이전까지 선박연료로 쓰인 벙커C유에 비해 공급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둘째는 선박에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스크러버를 설치하면 황함유량이 높은 기존 연료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데 선박 1척당 약 40억~60억원의 비용이 든다. 

마지막 방법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 이른바 LNG 추진선을 운용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LNG 연료를 주입할 수 있는 벙커링 인프라가 마련된 터미널이 많지 않아서다. 대다수 글로벌 해운사들이 IMO 2020의 대비책으로 첫번째와 두번째 방안을 놓고 눈치싸움을 벌이는 이유다. 문제는 IMO 2020과 대비책, 그에 따라 해운사들이 얻을 손익과 관련해서 확실한 함수가 없다는 점이다. 

■저유황유 가격ㆍ품질 괜찮나 = 가장 큰 변수는 저유황유의 가격이다. 저유황유의 가격은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게 이익일지 저유황유를 쓰는 게 나을지를 가늠할 바로미터다. 가령, 저유황유 가격이 떨어진다면 스크러버를 설치한 해운사들엔 손해일 공산이 크다. 설치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는 데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2020년 이후 저유황유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내다봤다. 저유황유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해 공급량도 증가할 거란 이유에서였다. 일부에선 저유황유와 벙커C유의 가격이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질 거란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글로벌 해운사 가운데 스크러버보다 저유황유를 선택한 곳이 적지 않은 이유다. 수백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해운사들로선 스크러버 설치비용의 부담도 컸겠지만 저유황유의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실제로 최근엔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 프랑스 해운사 CMA-CGM 등 글로벌 해운사들이 저유황유에 바이오연료를 혼합한 기름을 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저유황유의 가격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12월 17일 싱가포르 기준 저유황유의 가격은 톤(t)당 635달러(약 74만원), 벙커C유는 300달러였다. 기존에 저유황유는 벙커C유보다 50%가량 비쌌지만 이젠 차이가 2배 남짓 벌어졌다.

저유황유의 엔진 호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도 또다른 변수다. 고유황유에 맞게 설계된 엔진에 저유황유를 넣었을 때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본부장은 “저유황유가 엔진 고장을 일으켜 바다 위에서 배가 멈춘 사례도 있다”면서 “저유황유 사용에 따른 대책과 연구, 품질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은 바 있다.

 

국내 해운업계 한 관계자도 “그동안 저유황유를 사용한 건 일부 국가의 배출규제지역(ECA)에 들어갈 때뿐”이라면서 “IMO 2020 시행 이후엔 모든 해상 위에서 저유황유를 써야 할 텐데, 그만큼 사고 발생률이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크러버 입항금지 확산 = 스크러버에도 변수가 있다.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스크러버는 크게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나뉘는데 문제가 된 건 개방형 스크러버다. 

개방형 스크러버는 배기가스를 씻어낸 해수를 바다로 배출하는데, 이게 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거다.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독일, 벨기에 등을 비롯해 개방형 스크러버를 사용하는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국가가 점차 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폐쇄형 스크러버의 사용도 금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해보단 공해를 이동하는 거리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스크러버의 사용을 금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향후 규제 방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IMO 2020 뚜껑 열어봐야

2020년엔 장기침체에 빠진 국내 해운업계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만큼 국내 해운사들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할 만한 점도 많다. 업계 안팎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도는 이유다. “저유황유나 스크러버가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또다른 부분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2020년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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